6월 18일 하느님께 속해 있는 운명
날이 더워지면서 칡넝쿨과 이름 모르는 풀들이 하루가 아니라 한 시간이 다르게 자라는 것 같다. 씨를 뿌린 적도 없고 물을 주기는커녕 보이는 대로 뽑고 예초기로 쳐내도 사나흘이면 그전보다 더 많아진다. ‘어쩌면 너희들은 이렇게 잘 자라니!’하며 푸념 섞인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하느님은 우주 만물을 먹여 살리신다. 그 안에는 나도 우리도 함께 있으니 하느님은 우리도 먹여 살리신다. 뽑고 쳐내도 저렇게 여기저기서 다시 나오는 저 풀들처럼 그리고 밤새 어디 있었는지 동이 트면 어김없이 나타나 수다를 떨기 시작하는 저 새들처럼 하느님은 우리를 그렇게 살게 하신다(마태 6,26-30). 그러니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않는다. 먹는 거 입는 거 말고도 우리에게 필요한 게 더 있음을 하느님은 아주 잘 아신다(마태 6,31-32).
주님의 기도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직접 가르쳐주신 기도다. 하느님의 아드님이 가르쳐주신 인간이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다. 자녀가 부모에게, 피조물이 창조주에게 바치는 기도답게 온통 청원들이다. 그런데 그 안에는 지금 내가 청하는 걸 끼워 넣을 기도문은 없다. 대부분 하느님 좋아하실 것들이다. 게다가 우리가 해야 할 건 가장 힘들고 하기 싫은 용서다.
약간 약이 오르지만 이 기도가 목숨까지 바쳐 제자들을 사랑하신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것임을 다시 생각하니, 그러지 말고 당신을 믿으라고 나를 달래시는 것 같기도 하고 더 깊은 세상으로 초대하시는 것 같기도 하다. 코로나 사태로 모든 사람이 이렇게 힘들고, 남북 관계는 다시 경색돼서 불안한데도 걱정하지 말고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만 바라면 되는 건가? 하느님만 믿으면 될까? 그러고 보면 모습만 달랐지 어려운 상황은 늘 있었고, 지금 여기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그렇다고 냉소적이고 무관심하게 지금 이 현실을 대할 수는 없다. 나의 한계 그리고 내 삶의 근본적인 목적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하느님은 나를 흙으로 빚어 만들어 당신의 숨을 불어 넣어 살게 하셨다. 언젠가는 그 숨을 거두어들이신다. 그때가 언제인지 모르지만 불안하지 않다. 때가 되면 알려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이 시간 동안 나는 주님이 주신 사랑의 계명을 지켜 주님 곁을 떠나지 말고 끝까지 붙어 있어 마침내 하느님과 하나가 될 것이다. 그것 말고는 이 세상을 사는 다른 목적은 없다.
예수님, 잘 아시겠지만 지금 우리 상황은 어렵습니다. 주님이 모르실까가 아니라 제가 하느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음을 잊지 않기 위해 말씀드립니다. 저 풀들과 새들이 사는 것처럼, 흑사병과 스페인 독감 그리고 큰 전쟁을 치르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지만 세상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살리려는 하느님의 힘을 당해낼 것은 없습니다. 주님 곁을 떠나지 않게 하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이것저것 자질구레한 모든 것을 주저리주저리 청하는 건 제가 주님께 속해 있음을 잊지 않으려는 겁니다. 이걸 잊지 않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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