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인순] 실로암 연못, 통곡의 벽

실로암 연못(Siloam Pool)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옛날 다윗의 도성이 있는 시온 산 지역으로 갔다.

예수님께서 초막절 축제 동안에 태생소경의 눈을 치유해 준 장소인 (요한 9, 7-11) 실로암 연못으로 가는 길은

옛 다윗도성이 있던 곳으로 계속된 발굴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실로암 연못은 솔로몬의 뒤를 이어 다윗의 도성을 이어받은 히즈키야 임금이 기원전 7세기경에 만들었다.

히즈키야는 수로와 도시 성벽을 확장 보수하여(2역대 32,1-23)

솔로몬 시대보다 3배 정도의 규모로 예루살렘 성을 확장하였지만, 아시리아제국 산헤립의 위협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성이 포위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성 밖에 있던 기혼 샘의 물을

다윗도성의 바위 아래를 파서 만든 500여 미터 정도의 수로를 통해

성안에 위치한 실로암 연못으로 끌어들였다고 한다. (2역대 3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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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작은 이슬람 사원 옆에 있는 계단을 내려갔다.

커다란 대리석 토막이 잠겨있는 작은 개울이 있었다.

예수님 시대 때의 실로암 못은 아주 넓고 큰 못이었다는데

지금은 비잔틴시대 때 있었다는 성당의 대리석 기둥들이 잠겨있는 작은 물길이 되었다.

예수님은 이 못의 물로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인 소경의 눈을 뜨게 하셨고(요한 9,1-12),

실로암 탑이 무너져 사람들이 죽은 사건을 말씀하시면서 사람들에게서 회개를 촉구하셨다. (루카 13, 4-5)

실로암은 ‘파견된 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날 때부터 앞을 못 보던 사람이 예수님에 의해 실로암 연못으로 가 눈을 뜨고,

자신을 볼 수 있게 해주신 분을 전하기 위해 유대인들에게 파견되었다.

물은 철창문이 달린 컴컴한 히즈키야 터널을 통해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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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년도 훨씬 먼 옛적부터 흐르던 물은 지금도 깨끗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바위를 파서 만든 수로는 한사람이 지나갈 만한 폭이었다.

물이 흐르는 바위 속 어둠을 따라가면 지금도 물이 솟는 기혼 샘에 이른다고 한다.

히브리어 ‘기혼’(gihah)은 ‘힘차게 분출하는’의 뜻으로 지금도 기혼 샘은 마르지 않는 샘이라고 한다.

어둠을 지나는 물길을 따라가 샘에 이르면 마치도 보이지 않던 장님이 눈을 뜬 기적을

몸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통곡의 벽(WESTERM WALL)

옛날 하느님께서 거처하시던 지성소가 자리했던 성전의 일부로 유대인들에게 있어 귀한 성역이며

마음의 고향인 통곡의 벽을 보러 갔다.

일반적으로 ‘통곡의 벽’이라 불리는 이 벽은 원래 ‘성전의 서쪽 벽’이다.

서기 70년 로마인들에게 파괴된 예루살렘 제2 성전 가운데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유일한 유적지이고

마지막 유적지로 비잔틴 시대부터 지금까지 유대인들의 희망과 순례의 중심이 되고 있다.

19세기 말부터는 유대민족들의 결속과 구원의 상징적인 장소가 되고 있다.

지금도 이스라엘은 물론 전 세계에 흩어진 유대인들이 이곳을 찾아와 기도를 드린다.

이 통곡의 벽이 얼마나 유대인들에게 중요한 곳인지는

들어가는 입구에 검색대를 설치해놓은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었다.

한 사람씩 검문대를 통과하여 커다란 광장으로 들어섰다.

이 광장 터는 2,000년 전까지는 성전과 마을을 가르는 깊은 골짜기였다고 한다.

그곳에서는 이슬람이 팔레스티나를 정복했을 때 솔로몬의 성전 자리 위에 지은

‘바위 돔 사원’ 혹은‘황금돔 사원’의 지붕이 보인다.

이슬람 전승에 의하면 그곳은 마호메트가 승천했다는 곳이다.

통곡의 벽 기도처는 남자들의 구역과 여자들의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여성들이 기도할 수 있는 벽은 남쪽 방향으로 가야했는데 남자들의 기도처에 비해 삼 분의 일 정도의 규모였다.

 

나이든 할머니부터 어린 여학생들까지 수많은 여성이 저마다 간절한 표정으로 벽을 더듬거나 성경을 읽으며,

아니면 중얼거리며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사람들을 헤치고 다가간 성벽 틈에는 하느님께 바라는 기원을 적은 쪽지들이 빼곡하게 끼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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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드레스 차림의 여자가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벽 쪽으로 다가가 간절히 기도했다.

결혼식을 올리기 전에 이 통곡의 벽에 먼저 찾아온 것이다. 그 크고 절실한 신앙심이 감동적이었다.

 

간절하게 기도를 올리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미안할 정도였다.

오늘의 세상에서 유대인들의 이기적인 민족주의가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지만,

이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끈질긴 신앙은 정말 본받을만하다고 생각되었다.

 

우리는 다시 광장에서 만나 예루살렘의 북쪽 성문인 다마스쿠스 성문 안쪽으로 갔다.

그곳에는 70년경 예루살렘을 점령한 로마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길 ‘카르도’유적이 남아있었다.

그 길이 끝나는 곳에 옛날 예루살렘성전의 모습을 그려놓은 커다란 벽화가

전성기의 성전의 영화를 말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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