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성 마티아 사도) 나누고 싶은 기쁨
무거운 마음을 없애려고 튼 TV에서 오락프로에 발견하고 리모콘을 내려놓았다. 한참 웃다가 일어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마음도 몸을 따라 무거운 그 마음으로 되돌아왔다. 오락프로는 그 때뿐인 참으로 얕은 기쁨밖에 주지 못한다.
즐겁고 기뻐야만 행복한 것은 아니라지만 삶과 마음이 매일 무겁고 슬프다면 아무리 뜻깊고 거룩한 일을 해도 행복할 수 없을 것 같다. 예수님은 충만한 기쁨(요한 15,11)과 영원한 기쁨(요한 16,22)을 약속하셨다. 당신처럼 사랑하면 그렇게 되고, 그러면 당신처럼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게 된다고 하셨다. 사랑 안에 머무름이란 어떤 상태일까? 사랑받는 느낌? 사랑하는 기쁨?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한글을 가르친다. 고작 1주일에 두 시간뿐이다. 숙제를 내줘도 잘 못해온다. 그래도 두 시간동안 우리는 기쁘고 즐겁다.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시끄럽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는 청년들에게 복습과 숙제를 요구한다면 그것은 폭력이다. 한 주에 그 두 시간만이라도 신뢰할만한 좋은 친구와 따뜻한 시간을 보냄으로 충분하다.
그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기쁘다. 아니 뿌듯하다. 목도 아프고 장시간 운전에 피곤하지만 좋다. 그들의 현실을 생각하면 안쓰러워 마음 아픈데 나를 가득 채워주는 이것은 무엇일까? 오락프로는 결코 채울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을 절대 빼앗기고 싶지 않고, 친구들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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