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대열] 20130709 연중 제14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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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7월9일 연중 제14주간 화요일 복음묵상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 (마태오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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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牧者)에 대해 생각해본다.

목자란 쉬운 말로 양을 치는 사람, 즉 양치기를 말한다.

양치기의 가장 큰 역할은 양들이 먹을 수 있게 하고, 잘 수 있게 하며, 모든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며 이끄는 일이다.

 

교회는 주교나 신부와 같은 사제들을 목자라고 말한다.

그 기원은 예수님께서 당신 스스로를 목자로 비유하셨다는데 있다.

그리고 그 예수님께서 사도들을 중심으로 세우신 교회가 사도들의 후계자들로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신자들은 예수님의 이끎을 받는 양들이고, 사제들에게는 그 양치기의 역할이 주어진다.

그래서, 사제들이 신자들을 돌보는 것을 교회는 사목(司牧)이라고 말한다.

 

사목자의 한 사람으로서 20년을 넘어선 삶이다.

지내면서 느낀 이야기들을 이 좁은 공간에 다 쏟아낼 수는 없다.

다만 몇 가지만 두서 없이 떠올려 본다.

 

목자는 약함과 유혹 안에 살고 있음을 의식하면서 늘 성체와 기도 안에서 살아야 한다.

목자는 그 모범을 보여주신 예수님의 모습을 닮고자 평생 자기 싸움이 필요한 존재다.

목자는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를 해야 한다.

목자의 행복은 양들의 행복에서 온다. 양들이 행복해야 목자에게 행복이 허락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목자는 자신의 약함을 인정할 수 있을 때, 그분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양들의 아픔을 헤아리게 된다.

목자는 자신을 반대하는 이들마저도 포함한 모든 신자들을 사목적 대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목자는 양들에게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가끔 평등이라는 말을 잘못 이해하며, 양들이 양치기를 끌고 다니는 상황이 주어진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따라서 올바르게 양들을 이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며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지 늘 생각해야 한다.

 

이상의 이야기처럼 내가 살고 있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쓰러지기를 밥 먹듯 하고 있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일 것이다.

다만,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애를 쓰고 있는 마음이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연민을 이야기 하고 있다.

바로 그 연민이 사목자에게 있어서 가장 필요한 품성일지도 모르겠다.

 

지난 3월28일 성 목요일 성유축성 미사 때, 만 명이 넘는 신자들이 모인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전 세계의 모든 사제들에게 양들에게 투신할 것을 촉구하셨다.

 

“모든 사제들은 자신들이 돌보는 양들의 냄새를 풍기는 목자가 되어야만 합니다.”

(Priests must be shepherds who smell like their sheep.”)

 

모든 이들이 자신들의 기도 안에서 사제를 기억해주기를 청한다.

악마가 제일 먼저 쓰러뜨리고 싶은 것이 사제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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