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대열] 성 십자가 현양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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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9월14일 연중 제 24주간 성 십자가 현양 축일 주일 복음묵상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요한3,17)

 

그리스도교의 가장 큰 힘이자 가치는 십자가의 영성입니다.

그리스도교의 다른 영성들도 결국은 십자가의 영성으로 모아집니다.

성체에 관한 영성도, 순교에 관한 영성도, 사랑 실천에 관한 영성도 십자가의 영성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의 영성이란 간단히 말해서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인류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의 죽음을 받아들이셨다는 사실에서 시작됩니다.

 

가끔 왜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서 굳이 당신의 아들의 죽음을 통해서 세상을 구원하시려 했냐는 질문을 합니다.

그냥 당신의 전능하신 힘으로 악을 없애시고 선만 남게 하시면 될 것을 왜 그러셨냐고 말입니다.

사실 그 이유를 알아가고, 안 것을 실천하려 하는 것이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길입니다.

 

짧게 말씀 드리지요.

이 세상의 욕망이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는 그 욕망 안에서 살아가다가 죽게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그 욕망에 의한 희생은 항상 어디선가에서 반드시 강요되고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또한 세상의 악을 없애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고 한들, 그 열망 역시 욕망과 섞일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인류 역사의 가장 큰 어리석음은 선을 지향한다고 하면서, 악의 방법을 사용해왔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셨습니다.

너희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너희의 방법은 결국 악이 원하는 방법이라고, 악을 없애는 방법은 악을 악의 방법으로 없애는 것이 아니라 선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잡초를 없애려는 노력보다는 꽃을 튼튼하게 키우는 방법에 집중해야 한다고 알려주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 아드님께서는 결국 그 말씀에 책임을 지시고자 십자가의 길을 마다 하지 않으십니다.

하느님 역시 당신의 사랑에 책임을 지셨던 것입니다.

 

십자가의 의미를 이해할수록 신앙생활이 버거워지기도 합니다.

그만한 그릇이 아니라고 부정도 해봅니다.

평화의 시대나 안정의 시간이라면, 그래서 누구나 쉽게 마음을 주고 받고 나눌 수 있을 때는 그리 편하고 좋을 수 없는 것이 신앙생활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개인적인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박해의 상황에 놓여지거나, 개인적으로 힘든 상황이거나 악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 주어진다면 신앙은 던져 버리고 싶은 크고 무거운 짐처럼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십자가의 현양 축일입니다.

우리가 그분을 믿고 사랑한다는 고백이 진실하고자 한다면, 십자가의 의미와 은총을 증명하는 삶이어야 함을 명심해야만 합니다.

 

십자가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시는 가장 완벽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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