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태근-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21] 사반나켓 그리고 방비엥

한 장의 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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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곳 사반나켓

엽서와 똑같은 모습의 성당을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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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볼거리가 있는 걸까?

맛있는 먹거리가 있는 걸까?

아니 거기엔 아름다운 성당이 있다.

 

비행기를 타고 날아간 그곳 savannakh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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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미사가

미사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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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단 하나의 이유,

거기 성당이 있기 때문이었고

토요일에 도착했기에 주일미사를 기대했건만

미사가 주일 저녁에나 한 대 있다니

미사에 관한 것도 성당에 대한 것도 미리 알고 방문한 것이 아니기에

정해진 짧은 일정상 다음날 오후에 돌아와야만 하는 표를 끊은 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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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념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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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시간을 보내다 행여 혹시나….해서 다시 한 번 성당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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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성당을 상상했는데 멀리서부터 환하게 비쳐오는 저 불빛!

성당 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성당 안에는 두 성직자의 기도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지고 있다

오! 감동~

두 분의 기도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내일 미사가 언제 있는지 여쭈었더니

놀랍게도, 아주 놀랍게도 일정에 없던 미사가 내일 오전에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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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보았네 한 사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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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마음을 따르는 착한 목자는 좋으신 주님께서 한 본당에 주실 수 있는 최고의 보화이며,

하느님 자비의 가장 고귀한 은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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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이 성가연습을 마칠 때면 바깥마당에 있던 닭들이 목청껏 소리 높여 따라 불렀다.

그 모습이 너무 신기해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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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비결을 밝히자면, 나는 죄인들에게 작은 보속을 주고 그 나머지는 내가 대신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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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 사제의 말을 따르십니다.

사제가 몇 마디 하면 그 말을 따라 주님께서 하늘에서 내려오셔서 작은 성체 안에 머무르십니다.”

이글은 마리아 비안네 신부님의 어록이다.

아마도 이번 여행에 가장 기억에 남을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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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는 또 하나의 그리스도,

산위의 외로움을 넘어 별들이 반짝이는 하늘을 바라보며, 하느님께 기도하시는 예수님을 닮아, 온 누리가 깊이 잠든 시각에 뭇 사람에게 환희의 복음을 전하며

그들의 자녀를 축복하고, 고통에 억눌린 이들을 자비의 손으로 어루만지며, 죄인을 위로하고 마침내 자신의 목숨 바치는 길을 항하는 존재이다.

뭇 영혼을 풍요롭게 하는, 진정 세상의 빛, 착한 목자.

사제는 그리스도처럼 엇나간 탕아를 가슴에 품고, 이 세상의 어버이를 뛰 넘는 드높은 사랑으로 살아가는 존재이다.

- 헤르만 호이베르스의 ‘사제’ 중에서

 

참! 이 미사는 베트남 가톨릭 신자들을 위해 라오스어와 베트남어 이렇게 2개국어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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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비행기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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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지인 빡세 공항에 잠시 대기했다가

정말 일정 한 번 빡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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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정의 최종목적지인 방비엥을 찾았다.

그런데 비행기를 타러 가는 버스가 낯익다. ‘자동문’이 그대로 적힌 한국 버스가 그대로 운행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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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헐리우드 유명 여배우 브룩쉴즈를 아시는지.

당시 책받침 한 면 혹은 연습장 커버를 장식했던 그녀를 기억하는데

그녀가 출연한 영화 ‘블루라군’이 바로 이곳 방비엥에도 있다.

옥빛 물결이 너무나 아름다워 저절로 뛰어들 수밖에 없는 그곳…

자연이 만든 천연 수영장에서 여행자들은 나무 그네를 타거나 다이빙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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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블루라군에서 멀지 않은 동굴인데

와불상이 이렇게 동굴 깊숙이 있는 건…

일찌감치 바깥세상의 이치를 알아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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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들이 생각난다.

지난 루앙프라방의 꽝시폭포를 그리고 외국 관광객들에 밀려(?)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승려들을 기억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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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방비엥…

무척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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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회암 지질이 만들어낸 그림 같은 풍경들

올록볼록한 산과 구릉들

비록 금강산에 가 본 적은 없으나 금강산만큼, 아니 그 이상 수려하다고나 할까.

볼수록 신비하고 빠져들게 되는,

그래서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이곳, 방비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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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작 이 나라의 주인들은 내가 보는 만큼 내가 즐기는 만큼 누리지 못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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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카페에서는 미국 드라마가 한창이다. 음식들도 서양 음식이 즐비하다.

한 마을이 관광지로 개발되면 그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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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자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오지만 현지인들은 여전히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환경은 훼손되고 있으며 전통은 쉽게 변질되어 간다.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순수한 그네들이 서방과 주변 나라의 욕심으로 난개발되지 않기를…

부디 그들 고유의 삶을 잘 이어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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