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선 아녜스의 말씀이 시가 되어

[김혜선 아녜스]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

김혜선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 (탈출 23,20)

 

 

나의 천사는 

언제나 나보다 

몇 발자국 앞에서

걸어가고 있었네.

 

그는 게으른 내가

집을 나설 준비를 

다 끝낼 때까지

 

골목 끝에 서서

말없이 기다려 주었네.

 

사는 동안 단 한 번도

천사보다 먼저 

집을 나서 본적이 없는 

나는

 

저 골목의 끝에서

홀로 먼 하늘을 바라보며

나를 기다리다가 지쳤을 

그의 뒤를

 

오늘도 끄덕이며

느린 걸음으로 따라가고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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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혜선 아녜스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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