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선 아녜스의 말씀이 시가 되어

[김혜선 아녜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마태16,24)

김혜선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마태16,24)

 

 

주님의 뒤를

따르고 싶었네.

 

주님의 그림자를 밟을세라

조심스럽게 한걸음씩 걸어갔네.

 

그러다가 갑자기,

내 십자가가 

두려워지기 시작하였고

한없이 뒷걸음질만 쳤네.

 

그러나 이미 어떤 규칙이

내 몸에 배어있어서 

시간경을 바치듯

때가 되면 

습관적으로 일어나서 

기도하였네.

 

때로는 크고 작은 십자가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내 어깨를 짓누르기도 하였지만

 

희한하게도

십자가를 지고 있는 동안만은

진정 내가 나를 잊고 

나를 버릴 수가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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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혜선 아녜스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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