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선 아녜스] “그들이 주님께 예배를 드리며 단식하고 있을 때에 성령께서 이르셨다.” (사도 13,2)

“그들이 주님께 예배를 드리며 단식하고 있을 때에 성령께서 이르셨다.” (사도 13,2)

성체조배를 다니는 나에게 

사람들은 가끔씩 물어오네.

도대체 감실 앞에서 

무슨 기도를 하는지.

나에게 성체조배는

일상의 작은 습관이라네.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태풍이 몰아치거나

폭염의 날씨에도

늘 변함없이 그 시간에

성당 문을 밀고 들어가서

주님 발치에 마냥 앉아있는 것.

때로는 한숨으로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미소로 주님께 드리는 

일방적인 기도

그러다가 아주 드물게는 

지상과 천상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마치 내가 천국의 어떤 장소에 

머물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 때가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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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혜선 아녜스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