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0일 집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는 바티칸 시국이다. 세상은 나라라고 부르고 우리는 교황청이라고 부른다. 국경 장벽도 군대도 없지만 아무도 이 나라를 무력으로 침공하지 않는다. 하느님이 두려워서라기보다는 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해있지 않기 때문일 거다.
하느님은 다윗 집안이 영원하리라고 약속하셨으니 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이 작은 나라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이 충성스러워서가 아니라 하느님이 바라시고 그렇게 약속하셨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을 믿는다.
이 작은 나라는 온 세상 곳곳에 있다. 언어, 피부색, 문화는 달라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도 어느 누군가 온몸에 십자가를 그으면 이 나라 국민들은 모두 똑같이 따라 한다. 우리는 그 십자가 문을 통해서 이 나라가 가리키는 하늘나라로 들어간다.
우리는 성실하지 못하지만 하느님은 성실하시다(2티모 2,13). 입으로만 사랑을 고백할 뿐 몸과 마음은 그 고백을 따르지 못한다. 하지만 하느님은 이렇게 불성실한 국민들을 용서하시며 계속 이 나라를 넓혀 가신다. 하느님은 당신의 뜻을 반드시 이루실 거다. 그러니 성실하지 못해서 송구하고 부끄러워도 어떻게 해서든 이 나라에 속해 있어야 한다.
예수님, “정녕 당신 앞뜰에서 지내는 하루가 다른 천 날보다 더 좋습니다. 저의 하느님 집 문간에 서 있기가 악인의 천막 안에 살기보다 더 좋습니다(시편 84,11).” 법대로 하면 마땅히 쫓겨나야 하지만 주님의 용서와 자비의 말씀을 믿고 정말 염치없고 괴로울 정도로 부끄러워도 주님 집 안 아니 그 문간에서라도 끝까지 주님 집 안에서 살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죄인들의 피난처이시니 어머니 품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믿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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