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세상 속으로
교회는 믿음의 기초 위에 세워졌고 사랑으로 산다. 교회는 완전하지는 못하지만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서 보여주려고 한다. 예수님이 하느님의 말씀을 인간의 언어로 전하셨고, 하느님이 세상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당신의 삶으로 보여주시며 알려주셨다. 예수님은 우리가 하느님의 큰 사랑을 알아 참 좋으신 하느님을 믿고 그분의 뜻에 따라 살아 구원받게 하셨다.
예수님이 전해주신 계명은 ‘죄짓지 마라.’가 아니라, ‘서로 사랑하라.’이다. 그래서 교회는 깨끗하게 자신을 보전하기 위해서 더러운 세상과 분리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좀 더러워지고 실패하더라고 세상을 사랑하려고 그와 만나고 그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려고 한다. 더러워지고 실패하는 게 두려우면 우리는 아무것도 못 한다. 그러면 교회는 큰 건물로 땅만 차지하고 거대한 친목단체를 넘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힘센 압력단체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베드로 바오로 두 사도는 교회의 기초이고 기둥이다. 그런데 두 분 모두 죄인이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쳤고, 바오로는 주님을 따르는 이들을 박해했다. 하지만 그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용서받고 회개했다. 그 후 사는 길을 완전히 바꿨고 주님을 따라 헌신하고 목숨을 내놓았다.
교회는 수많은 도전과 박해 그리고 실패와 추문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사회의 명사나 조직이 실패나 추문으로 사라지는 것에 비교하면 교회는 정말 신비이다. 이런 게 세상 원리라면 교회는 100년도 못 넘기고 사라졌을 것이다. 교회는 세상 속에서 있지만 이를 살게 하고 움직이는 분은 따로 계시다. 그분은 하늘에 속하면서도 땅을 잘 아신다. 그분은 하느님이시면서도 우리를 아주 잘 아신다. 그래서 그분은 언제나 마지막까지 우리를 용서하시고 또 사랑하라고 하신다. 왜? 우리는 용서받아야 하고 서로 사랑해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늘로 오르는 길을 터놓으셨다. 교회가 부족하고 엉망이어도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예수님, 지금 저희는 큰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말도 안 되지만 저희가 하도 주님 말씀을 안 들으니까 이렇게까지 하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잠시 멈추고 내가 믿는 주님의 계명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성당 안이 아니라 세상 속으로 들어오라고 부르시는 것 같습니다. 용서와 사랑이 필요한 곳에 저희가 거저 받은 그것을 거저 전해주라고 분부하시는 것 같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저희를 보호하여 주소서. 건물이나 의복이 아니라 전해 받은 신앙을 빼앗기지 않게 그리고 들은 대로, 배운 대로 살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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