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10월 28일(성 시몬과 유다 사도) 하느님의 고통

10월 28일(성 시몬과 유다 사도) 하느님의 고통

곳곳에서 온 많은 군중이 예수님을 따라다녔다.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했다. 그들은 예수님의 몸에 손을 대기만 해도 병이 나을 것이라고 믿었다(루카 6,18-19).

병원에 가면 아픈 사람들이 참 많다. 전해지는 소식만 들어도 갖가지 이유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능력만 있다면 모든 사람의 질병과 마음의 병도 고쳐주고 싶다. 병문안을 가는 사람은 환자가 쾌차하기를, 이웃의 고충을 듣는 사람은 잘 알지 못하는 이야기까지 해주며 그가 위로받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죄인들도 이런데 하느님은 그들이 낫기를 얼마나 더 바라실까?

그런 모습을 내려다보시던 하느님은 차오르는 연민을 견디지 못하고 이 세상으로 뛰어 내려오시고 말았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모든 권한을 위임받으셨는데도 밤을 새워가며 기도하셨다. 하느님도 기도하셨다. 사람은 기도해야 한다. 이 무거운 육체 안에 사는 동안은 기도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기도가 병자를 낫게 하지는 못한다. 환자를 만나 그의 말을 듣고 환부를 보고 약을 바르며 처치를 해야 낫는다. 그것은 육체의 몫이다. 예수님은 열두 사도들을 뽑으셨다. 만화에 나오는 분신술처럼 당신의 몸을 확장시키신 것 같다. 그 몸이 교회고, 그 안에 그리스도 예수님의 마음이 있다. 결국 예수님은 사람들의 상처를 낫게 하시려고 밤을 새워 기도하여 사도들을 뽑고 교회를 세우신 것이다. 우리는 교회의 이 기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예수님, 지금도 아픈 사람이 많고 마음이 무너지는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집니다. 일자리를 찾아가다가 좁은 컨테이너 박스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간 소녀도 있습니다. 그들의 울부짖음과 고통이 분명 주님께 위경련을 일으키고 있을 겁니다. 감히 그 고통을 전해달라고 청하지는 못하지만 제가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그 무엇보다 어머니의 보살핌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애간장이 끊어지는 하느님의 고통을 가장 잘 아시니 제가 갈 곳과 할 일을 알려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