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1월 20일 자라는 하느님 나라

이종훈

11월 20일 자라는 하느님 나라

 

예수님께 다가왔던 사람들은 모두 갖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주님은 그들의 바람을 모두 들어주셨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당신을 해결사나 혁명가로 여기는 것을 매우 경계하셨다. 신앙에서 현실 기복적인 바람을 경계해야 한다.

 

주님께 바라고 청하는 자체를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다. 그분이 2천 년에 여기서 사시던 예수님과 같은 분이라면 오늘도 갖가지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을 나무라며 내치지는 않으실 것이다. 우리 죄인들도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도와주는 데 그분은 얼마나 더 그러고 싶으시겠나? 그러면서도 그 때처럼 우리가 당신을 그렇게만 이해하지 않기를 바라실 것이다. 예수님이 마지막으로 예루살렘 순례를 가셨을 때 사람들은 그분이 그 폭군을 끌어내려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주실 것이라는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었다(루카 19,11). 정치적, 경제적, 윤리적인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하느님 나라는 이곳저곳에 있지 않고, 어떤 카리스마적인 인물에 의해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그것은 주님의 말씀 안에서 자라나 열매를 맺는 과일나무 같고, 밀가루 반죽을 크게 부풀어 오르게 하는 누룩과 같다. 똑같은 말씀을 들었어도 맺어지는 결과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그렇기는 해도 그 말씀에서 삶의 참된 길을 찾으려는 이들은 모두 작든 크든 열매를 맺게 되어 있다.

 

그 때 많은 사람들이 십자가에 처형되신 예수님에게 매우 실망했고 저주를 퍼부었다. 예수님은 그런 그들을 이해하셨고 이미 용서하셨다. 진흙인형들이 어찌 하늘의 뜻을 알아들을 수 있겠나? 눈에 보이는 것만 따라가고 편하고 배부른 것만을 행복이라고 믿는 이들이니 말이다. 추위가 싫어 아무리 기도해도 날은 점점 더 추워진다. 십자가의 예수님이 못마땅해도 그분은 세상의 주인이시고 심판관이시다. 그분은 당신을 주님으로 부르지 않았다고 우리를 벌하지 않으신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뜻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이들은 그날에 빈손으로 주님 앞에 서게 될 테니 그 자체가 고통이고 심판이며 벌이 될 것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의 말씀은 씨앗처럼 제 안에서 자라나고, 누룩 같아서 저를 부풀어 오르게 합니다. 그 과정이 언제나 도전이라서 주춤하지만 이미 주님께서 그럴 거라고 이미 예고하셨습니다. 오늘도 제게 필요한 것과 바람을 청하지만 그보다는 언제나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사는 데 제게 필요한 것을 저보다 더 잘 아십니다. 그러니 그보다는 제가 주님의 길을 벗어나지 않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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