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월 14일 되돌려드림

이종훈

1월 14일 되돌려드림

 

성경에는 임신이 불가한 여인의 임신과 탄생 이야기가 여럿 나온다. 이사악의 어머니 사라(창세 17,17; 21,1-2), 사무엘의 한나(1사무 1,20), 삼손의 어머니(판관 13,24), 세례자 요한의 엘리사벳(루카 1,57-58). 그리고 하느님은 작은 이와 막내를 선택하셨다. 아벨, 야곱, 요셉, 다윗, 솔로몬. 하느님은 왜? 불가능함이 없음을 알려주시려고(창세 18,14; 예레 32,27; 마태 19,26; 루카 1,37). “하느님께서는 당신 선택의 뜻을 지속시키시려고, 또 그것이 사람의 행위가 아니라 부르시는 당신께 달려 있음을 드러내시려고(로마 9,11-12)” 그리하셨을 것이다.

 

악마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고 말하고 싶지도 않지만 그것이 우리가 사는 곳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교회와 수도원도 예외가 아니다. 그것은 영적인 존재이지만 하느님에게서 떨어져 나와 인간들을 괴롭힌다. 하느님이 주신 자유의지 바로 옆에 딱 붙어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엉뚱한 것을 선택하게 한다. 그로 인한 불행은 모두 우리 몫이 되어버린다.

 

하느님은 이렇게 불쌍한 우리를 찾아오셨다. 악마도 깜짝 놀랐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마르 1,24).” 그렇게 평범한 사람으로 그들 앞에 나타나실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것 같다. 그분은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고 약속하셨다(마태 28,20). 그러니 우리가 청하면 주시고, 찾으면 얻고, 문을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마태 7,7). 아니 기도하고 청한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이미 받은 줄로 믿으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마르 11,24). 그분께는 불가능이란 없고 악마는 그분이 계신 근처에 얼씬거리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그곳이 어디인지도 알 수 없다. 하느님이 계신 곳은 안전하고, 하느님 안에 있는 이는 그가 상처받은 이든, 실패한 이든, 죄인이든 모두가 온전하다.

 

예수님이 오시기로 되어 있는 바로 그분이신지 요한이 의심하였을 때 그분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요한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들은 것을 전하여라.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루카 7,22).” 사라, 한나, 엘리사벳 모두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유부녀였다. 그들은 어머니가 되는 것에는 철저하게 가난한 이들이었다. 하느님은 그들의 청원을 들어주셨다. 그런데 마리아는 달랐다. 그들은 청해서 받았다면 마리아는 하느님께 자신을 통째로 내어 맡겨 하느님의 뜻을 이루었다.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을 믿는가? 입으로만 고백하고 마음은 의심한다. 마음은 뜨겁게 고백하지만 그때뿐이다. 하느님은 당신을 닮게 하시려고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주셨지만 우리는 그걸 하느님처럼 사용하지 못한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돌려드리는 게 좋겠다. 잘 사용할 줄도 모르는 것을 지니고 다니는 것 거추장스러울 뿐만 아니라 그걸 잘못 사용하면 나에게도 이웃에게도 위험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돌려드리나? 한 마디면 된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제게도 이루어지소서.’ 아니면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저의 주인이신 예수님, 거룩한 말을 쏟아내는 입만 거룩하고, 마음은 뜨거워질 때만 그렇습니다. 하지만 제 의지를 드리면 제가 지배할 수 없는 무의식에 담긴 모든 것들도 당신 마음대로 다루실 수 있습니다. 제 믿음의 여정은 받은 것을 모두 되돌려드리는 것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어머니가 하셨던 대로 저도 할 수 있게 가르쳐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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