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월 15일 듣기

이종훈

1월 15일 듣기

 

기도는 말이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말씀을 잘 듣고, 믿고, 실천하는 것이다. 듣고 싶은 음악을 찾아 듣는 것처럼 듣지 않는다. 천주성자 말씀하신 모든 것을 다 듣고 믿는다. 그런데도 여전히 청원 기도는 중요하다. 내게 필요한 것을 알려드려야 해서가 아니고 하느님의 마음을 바꾸기 위함은 더욱 아니다. 내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함이다. 사실 우리 하느님은 내가 말하기도 전에 내게 필요한 것을 알고 계신다.

 

어린 사무엘이 하느님의 말씀을 처음으로 듣는 장면은 아름답다. 하느님의 말씀을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소년은 스승 엘리에게 달려갔다. 세 번씩이나 똑같은 실수 아닌 실수를 했다. 그때마다 사무엘은 “예. 저를 부르셨지요? 저 여기 있습니다.”하고 말하였다(1사무 3,5.6.8). 엘리는 그의 세 번째 실수에 그것이 하느님의 부르심인 줄 알아채고 그에게 하느님께 대답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가서 자라. 누군가 다시 너를 부르거든, ‘주님,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여라(1사무 3,9).” 이런 스승, 하느님의 부르심을 알려주는 스승이 정말 필요하다. 꼰대가 아니라 스승 말이다.

 

스승 엘리 덕분에 사무엘은 하느님을 대하는 방법을 배웠다. ‘예, 저 여기 있습니다.’에서 ‘주님,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로 바뀌었다. 그것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 그리스도인 아니 모든 사람이 하느님 앞에서 가져야 할 마음자세이다. 사무엘은 세 번 아니 네 번이나 똑같이 자다가 일어나 주님 앞으로 나아갔다. 두 번째는 짜증내며 일어나 가고, 세 번째는 못 들은 척하며 그대로 잘 법도 한데, 어린 사무엘은 착하게도 부르심에 똑같이 응답했다. 종의 자세이다. 주인 명령하고 종은 행한다. 스승은 가르치고 제자는 배운다. 하느님은 말씀하시고 우리는 듣고 믿고 실천한다.

 

예수님도 기도하셨다. 새벽 온 세상에 고요할 때 하느님과 단둘이 있는 곳에서 기도하셨다. 집중과 몰입 그리고 친교이다. 그 후에 예수님은 당신을 찾는 이들을 두고 다른 곳을 향해 떠나가셨다(마르 1,38). 예언서는 예수님을 주님의 종으로 표현했지만 그분은 하느님이 사랑하시고 마음에 들어 하시는 아드님이셨다. 주인의 명령대로 행하는 충실한 종처럼 보였지만, 그분은 아들이라서 아버지의 말씀을 잘 들으셨다. 사랑하기 때문에 아버지를 흡족하게 해드린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들을 벗이라고 부르셨다. 아버지의 마음을 모두 알려주셨기 때문이다(요한 15,15). 그리고 우리를 형제자매 어머니라고 부르실 거다. 우리가 당신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면 말이다(마태 12,50). 예수님을 따라 우리도 하느님을 감히 아빠, 아버지라고 부른다. 그리고 우리는 그분이 두려운 분이라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그분의 말씀을 잘 듣는다.

 

예수님, 말씀하십시오, 제가 듣습니다. 잘 알아듣지는 못해도 집중해서 들으려고 합니다. 제가 잘 못 듣는 것이 주님의 목소리가 작아서도 말씀이 어려워서도 아닙니다. 버리지 못해서 그런 줄 압니다. 믿지 못해서 버리지 못합니다. 저에게 믿음을 더해주십시오. 그러면 더 잘 들릴 겁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친한 사람뿐만 아니라 싫어하고 괴롭히는 이들의 목소리도 기꺼이 잘 듣게 해주십시오. 하느님은 세상 모든 것을 통해서 저에게 말씀하시니 분명 그들을 통해서도 저에게 말씀하실 겁니다.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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