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2월 11일 하느님의 질문

이종훈

2월 11일 하느님의 질문

 

예수님께서는 사흘 동안이나 당신을 따라다니면서 생명의 말씀에 귀를 기울인 이들에게 육적인 생명을 위한 음식을 마련해주시려 하셨다. 하지만 제자들은 사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어떻게 먹을 수 있느냐고 예수님의 계획에 반대했다. 그러자 그런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너희에게 빵이 몇 개가 있느냐?(마르 8,5)”

 

예수님은 영적으로 뿐만 아니라 육적으로도 사람들을 배불리게 해주고 싶으셨다. 주님의 구원은 영적인 차원뿐만 아니라 육적인 것까지 포함하는 전인적인 것이다. 내면적인 것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닮은 인간의 품위를 잃어버리게 하는 모든 현실적인 것들에 저항이다. 이런 총체적이고 전인격적인 구원이 시작은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연민이었다. “저 군중이 가엾구나.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내 곁에 머물렀는데 먹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내가 저들을 굶겨서 집으로 돌려보내면 길에서 쓰러질 것이다. 더구나 저들 가운데에는 먼 데서 온 사람들도 있다(마르 8,2-3).”

 

 

이런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던진 질문은 정말 그분이 세상 물정 모르는 이상주의자임을 보여주는 것일까? 정말 당신의 식구들의 것으로 사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먹일 수 있다고 생각하셨던 것일까? 아니면 빵과 물고기는 영적인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서 관심을 두지 않아 가진 것이 얼마나 되는 지 전혀 몰라서 그런 엉뚱한 질문을 하실 것일까? 혹시 제자들의 도움이 필요해서 그렇게 물으신 것일까?

 

아니다. 그분은 제자들의 도움이 필요 없으셨다. 오히려 당신이 지금부터 이루실 놀라운 일이 그들도 참여시켜 그 구원의 신비를 체험시키려 하심이었을 것이다. 하느님의 연민이 앞으로 만들어낼 엄청난 일에 그들도 참여시켜주시려는 것이었다. 빵 일곱 개와 물고기 조금밖에는 가진 것이 없지만, ‘저 사람들이 참 가엾다.’라는 마음이 바로 하느님과 하나가 될 수 있는 길임을 알려주시려는 것이었다. 이웃의 고통에 무관심해지고 다시 인색해진 마음을 하느님의 연민으로 바꾸어주시려는 것이었던 것 같다. 사실 제자들은 이미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셨던 주님의 기적을 보았기 때문이다(마르 6,0-44). 오늘 하느님은 우리에게 물으신다. “너 어디 있느냐?(창세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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