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성주간 화요일 (4월 11일, 적신 빵)

이종훈

성주간 화요일 (4월 11일, 적신 빵)

 

적신 빵은 먹기 참 편하다. 유혹이란 그런 것인가 보다. 먹기 아주 쉽고 금방 배가 부를 수 있는 음식과 같은가 보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빵을 적셔서 주는 자가 바로 그 사람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리고 빵을 적신 다음 그것을 들어 시몬 이스카리옷의 아들 유다에게 주셨다. 유다가 그 빵을 받자 사탄이 그에게 들어갔다(요한 13,26-27).”

 

예수님이 사탄으로 적신 빵을 제자들에게 주셨을 리가 없다. 거친 빵을 먹기 쉬우라고 적셔 주셨을 것이다. 가시적 결과와 성과 그리고 성공만을 바라는 마음이 먹기 쉬운 빵을 사탄의 음식으로 만들었으리라. 그렇게 유다는 스승 예수님을 팔아 넘겼다. 그렇다고 다른 제자들은 예수님을 배반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들도 모두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갔고, 베드로는 그분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사실 모두가 예수님을 버렸다.

 

예수님은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아셨다. 예수님의 죽음은 당신의 지난 수년간의 노력이 모두 헛수고가 되는 것 같이 보였을 것이다. 동산에서 예수님의 번민과 고뇌 안에는 그런 것도 포함되어 있었으리라. 어쩌면 당신의 모든 수고와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다고 여기셨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분의 사업은 실제로도 실패했을지 모르지만 그분은 충실하셨고, 아버지와 지낸 수년간의 시간들은 그분에게 행복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그분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위로였을 것이다. 죽음의 고통도 견디어낼 수 있게 하는 확신과 힘의 근원이다. “나는 쓸데없이 고생만 하였다. 허무하고 허망한 것에 내 힘을 다 써 버렸다. 그러나 내 권리는 나의 주님께 있고, 내 보상은 나의 하느님께 있다(이사 49,4).”

 

유다, 베드로 모두 실패했다. 자신의 실패와 죄를 알고서 그들 모두 괴로워하고 그런 일을 저지른 자신을 저주했을 것이다. 유다는 그런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 죽음의 길을 선택했고, 베드로는 괴롭지만 그런 채로 남아 있었다. 예수님은 먹기 쉬우라고 적신 빵을 주셨다. 예수님의 구원은 그렇게 쉬운 것이다. 그냥 믿기만 하면 된다, 저 십자가의 죽음이 바로 저주스러운 나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의 표현이라고. 그저 고맙고, 고맙고 또 고마울 따름이다. 내 안에서 찾을 수 있는 구원과 해방의 근거는 죄인을 위한 하느님의 희생에 고마워할 줄 아는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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