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1월 16일 자비로운 하느님(+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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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1월 16일 자비로운 하느님

 

예수님은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식사하셨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루카 7,34).’ 하고 말했다. 그들을 만나고 함께 식사했다고 무조건 그들의 친구가 된 것은 아닌데, 여하튼 군중은 겉모습만 보고 예수님을 그렇게 평가했다. 특히 바리사이파 율법 학자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설교하는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게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했다(마르 2,16). 그러나 예수님을 죄인이라고 심판할 수는 없었다. 예수님의 율법해석 능력 그리고 그분이 일으키는 기적들을 보면 그분이 하느님과 가까운 사람이라는 걸 부정하기 어려웠을 거다. 예수님께 직접 묻지 못하고 제자들에게 불평을 늘어놓는 모습에서 그들의 불편한 마음을 읽을 수 있다.

 

한 마디로 그들에게 예수님은 불편한 진실이었다. 바리사이는 분리된 사람들이다. 그들은 부정하고 불결한 것들과 자신을 엄격하게 분리했다. 그것이 율법을 철저히 따르는 길이었고 그것이 곧 하느님처럼 거룩해지는 길이었다. 그러니 율법을 모르고 지키지 않는 이들은 저주받은 자들이었다(요한 7,49). 그들에게 율법이 곧 하느님의 말씀이고 하느님 자신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과 행동으로 볼 때 그는 하느님과 가까운 것 같은데 그 사람이 부정하고 불결한 이들과 함께 어울리니 그들은 아주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바리사이에게는 자신을 죄인들과 분리하는 것이 거룩해지는 길이었지만, 예수님에게는 그들과 함께 있고 그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이 거룩해지는 길이었다. 우리는 하느님처럼 거룩해져야 한다. 거룩함은 자비를 베푸는 것이다. 연민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우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루카 6,36).

 

죄인들과 어울린다고 죄인이 되는 건 아니다. 그들과 함께 있다고 그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행동을 하는 건 아니다. 의사가 환자를 만난다고 환자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의사가 환자를 만나지 않고서는 그를 치료할 수 없다. 그래서 하느님은 죄인을 부르신다(마르 2,17). 그들은 용서받아야 하고 치료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우리들의 아버지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분은 아들이 돌아올 때까지 동구 밖에서 계속 기다리시고, 저 멀리 돌아오는 거지꼴 아들의 모습이 보이면 달려가 그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춘다(루카 15,20). 함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죄인을 안고 입맞춤까지 하신다.

 

참 좋으신 어머니 하느님, 아드님이 보여주신 당신의 아버지 하느님은 아버지보다는 어머니, 엄마라고 부르게 됩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서운하시면서도 제 말이 맞는다고 하실 겁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이 세상에서 저를 영원히 도와주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성모님이 아니라면, 아드님까지 내어주시는 하느님이 아니라면 그런 약속을 할 수 없습니다. 온갖 불의와 유혹 그리고 도전과 실패 속에서도 낙담하거나 체념하지 않고 제 생의 마지막 날까지 주님의 길만을 찾고 따라가게 도와주소서. 아멘.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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