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5월 12일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

이종훈

5월 12일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이 어떻게 사셨는지 잘 몰랐다. 함께 살지 않았을 뿐더러 다른 제자들에게 들을 기회도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들었다 하더라도 주님과 몇 해를 함께 보냈던 그들이 예수님의 삶을 아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의 삶보다는 십자가 죽음과 부활에 집중했던 것 같다. 인간의 힘으로는 보속할 수 없는 죄의 무게를 하느님께서 대신 짊어지시고 우리의 죄를 없애주셨다고 믿었고 또 그것을 선포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부활하시지 않았다면,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분이 하느님이셨음을 세상이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아마도 한 의인이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죽은 것으로 세상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분의 부활로 세상이 거부하고 살해한 분이 바로 하느님이셨음을 알게 됐고,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었으며, 그렇게 세상을 구원하셨음이 세상에 알려졌다.

 

반면에,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육성으로 그분의 가르침을 듣고 그분의 생활모습을 직접 목격했다. 그 때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예수님의 파격적인 가르침과 행동을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바로 하느님과 함께 생활했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수난과 죽음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피하지 않으시고, 권력자들과 타협하지 않으시면서 죽게 되더라도 양보할 수 없고 포기할 수 없었던 어떤 것을 그들에게 보여주셨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예수님이 끝까지 지켜내셨던 그것은 우리가 죽음을 넘어서게 만드는 어떤 것이었음을 당신의 부활로 확증해주셨다.

 

십자가의 죽음이 예수님이 아버지 하느님께 받은 지상 사명이 아니었다. 예수님은 죽음 위협도 누르지 못할 무한한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께 대한 확신을 갖고 사셨다. 그리고 세상이 그것을 알게 되기를 간절히 원하셨고, 죽음으로 그것을 확증하셨다. 그래서 예수님의 삶과 죽음은 이 땅에 내려 온 하늘나라와 사랑의 하느님에 대한 증언이 된다. 그것이 부활로 증명되었다. 그런데 부활하신 주님은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시지 않고, 당신이 뽑으신 이들과 당신을 따르고 사랑했던 이들에게만 나타나셨다. 이것이 신앙의 걸림돌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어차피 믿지 않으려는 이들은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살았다고 해도, 그것을 단지 신기하게 여길 뿐 그분이 하느님이라고 믿지 않을 것이다. 체험보다는 믿음이 중요하다. 예수님이 목숨 바쳐 지키고 전해주시려고 했던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을 믿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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