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5월 27일 뜨겁고 차가운 신앙

이종훈

 

5월 27일 뜨겁고 차가운 신앙 

 

 

사랑은 뜨겁다. 예수님도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오셨다고 했다(루카 12,49). 사람들이 당신을 보내신 하느님을 사랑하기를 간절히 바라셨다. 그러나 뜨거운 것이 모두 사랑은 아니다. 뜨겁기만 하면 나도 너도 다친다. 차가운 이성이 그 뜨거움을 식혀주어야 사랑이 된다.

 

이성은 열정을 사랑으로 만들어주지만, 이성만으로 사랑하면 우리의 삶은 건조해진다. 거기에 뜨거움이 있어야 한다. 신앙은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강요하지 않지만, 때로는 가끔씩 상식을 뛰어넘는 행동을 하게 초대한다. 친구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일에 알 수 없는 매력을 느끼게 된다. 뜨겁지 않다면 그런 무모한 행동은 하지 못한다. 그리고 우리의 차가운 이성은 그 뜨거움이 상식에 비켜간 곳에서 나오는 유혹인지 아니면 상식너머에서 들려오는 부르심인지 식별시켜 준다. 다시 말해 이 뜨거움이 사랑인지 알게 해준다.

 

신심은 신앙을 돕는다. 계명을 지키는 것이 신앙이지만, 그런 신앙은 상식적인 수준에서만 살아가게 한다. 신심은 우리의 신앙에 불을 지펴 뜨겁게 하고, 상식수준의 삶을 뛰어넘게 해준다. 신앙은 어차피 어느 시점에서는 지적인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다. 우리의 지성은 하느님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 신앙은 결국 자신의 한계를, 세상을 뛰어 넘게 한다. 그것은 세상을 피해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 안에서 일하시며 우리를 초대하시는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다.

 

예수님은 하느님을 뜨겁게 사랑하셨지만, 그분은 사람들을 선동하거나 또는 그 반대로 산 속에서 홀로 살지 않으셨다. 그분은 세상 사람들처럼 그들과 함께 그들 안에서 사시며 그들을 사랑하셨다.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도 피하지 않으신 그분의 아버지 하느님께 대한 사랑이 얼마나 뜨거웠겠는가? 하지만 스스로 당신을 떠나간 한 사람 말고는 당신 곁에 있던 그 누구도 그 뜨거움 때문에 다치지 않았다. 그들은 따뜻했고, 평화로웠다. 그리고 그들도 뜨거워졌다. 예수님은 그렇게 사람들 마음에 사랑의 불을 놓으셨다. 뜨겁지만 차갑게 행동하는 것이 신앙이고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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