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믿음과 같은 말, 사랑(중풍 병자를 낫게 하신 예수님… 그리고 그 네 사람)

이종훈

네 사람이 예수님께서 마을의 어느 집에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중풍 병자를 들것에 누여서 데려갔습니다. 그런데 군중이 때문에 그분께 가까이 데려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벽을 만났습니다. 예수님께로 가는 길, 구원에 이르는 길이 막혔습니다. 그들은 궁리 끝에 지붕을 걷어 내고 그 중풍 병자를 줄에 매어서 예수님 앞으로 내려보냈습니다.

 

조용히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던 사람들에게 이런 소동은 큰 방해가 됐을 것이고, 특히 집주인은 그들의 무례한 행동에 화가 났을 겁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이 모든 반대를 무릅쓰고 그런 행동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 받았다(마르 2,5).” 그 말씀은 곧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마르 2,11).”라는 뜻이었습니다. 그 중풍 병자가 사죄 또는 치유를 받게 된 것은 그가 아니라 그를 데려온 네 사람의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네 사람은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고 믿고 그런 무모한 행동을 한 것이었을까요? 그것보다는 그 네 사람은 그 중풍 병자를 사랑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중풍이라는 큰 병에 걸려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고 살아가는 그에 대한 네 사람의 깊은 연민의 마음입니다. 그 사랑 때문에 보이지 않는 출구를 찾아냈습니다. 보이지 않는 길을 찾아냈습니다. 많은 사람이 그들의 무모한 행동을 비난하고 저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그런 모든 반대를 이겨내게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그런 사랑을 보셨습니다. 그런 믿음을 보셨습니다. 여기서 믿음과 사랑은 같은 뜻으로 쓰일 수 있음을 보게 됩니다.

 

네 사람의 무모한 행동은 도박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그 무모함에 대한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었을 겁니다. 지붕을 보수해주고, 많은 사람의 비난을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었을 겁니다. 예수님께서 치유하시지 못했다면 다른 길을 또 찾아 나섰을 것이고, 그런 무모한 행동을 또 했을 겁니다. 이것이 사랑이고, 믿음입니다. 사랑은,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하고 창의적인 활동을 하게 합니다. 그들의 사랑과 믿음으로 일어선 그 중풍 병자는 그를 예수님 앞으로 데려가지 못하게 했고, 그들의 무모한 행동을 비난하고 저지하던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밖으로 걸어 나갔습니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노예 생활을 하던 이집트를 탈출해서 죽음의 홍해 바다의 마른 땅을 밟고 걸어갔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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