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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나해 12월 8일(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대축일) 이루어지소서(+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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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12월 8일(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대축일) 이루어지소서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 38).” 성모님이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동의하고 따르겠다는 거룩한 대답이다. 어느 유명한 신학자는 그때를 상상하며 우주 만물이 성모님의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숨죽이고 그분의 입만 바라보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다 그렇게 대답하시자 그들은 기뻐하며 환호했다고 썼다. 성모님의 그 대답으로 온 세상이 구원받게 되었다는 뜻이다.

성모님의 그 대답은 보통 라틴어로 ‘Fiat, 이루어지소서.’라고 간단히 표현되는데 이곳저곳에서 정말 많이 인용된다. 가브리엘 천사와 마리아가 만나는 이야기는 그 대답에서 절정을 이루고 끝맺는다. 이를 묵상하며 숙연해지고 감사한다. 성모님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모범이다. 하느님 뜻 앞에서 성모님처럼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말은 성모님처럼 그렇게 하기는 하는데 속내는 그것에 온전히 동의하지 않는다. 예수님처럼 성모님처럼 고생하게 될까 하는 걱정보다는 내가 원하는 대로 되기를 바라기 때문인 것 같다. 말은 하느님 뜻이고 속내는 내 뜻이다.

왜 이렇게 내 뜻에 집착하는 걸까? 나만 이런 고민을 한 게 아닌가 보다. 창세기는 인류 최초의 죄, 하느님과 멀어지게 된 그 시작을 아담과 하와의 선악과나무 이야기로 설명한다. 이 동화 같은 이야기를 실제 사건으로 믿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전지전능한 신처럼 되고 싶은 마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그것이 선한 계획일지라도 언제 어디서나 내가 바라는 대로 되기를 바라고, 그렇게 안 되면 속상하고 이웃을 비난하고 미워하는 게 내 안에 그런 마음이 있다는 증거들이다. 때로는 일을 그르쳐서 속상하고 화나는 것을 의로운 분노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선하신 분은 하느님 한 분뿐이시고 그분만 의롭게 분노하신다.

성모님은 Fiat이라고 하느님의 뜻에 동의하셨고 예수님은 동산에서 이렇게 기도하셨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루카 22, 42).”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다. 성모님은 남자의 도움 없는 임신을 의심하지 않으셨다. 단지 그런 일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고 싶으셨다. 그래서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루카 1, 34)”보다는 “그런 일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겁니까?”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성모님은 그 방법을 물어본 거다. 아들의 죽음, 영원한 임금이 되기로 된 분(루카 1, 32-33)의 죽음 앞에서도 그분은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진다고 믿으셨다. 과연 믿으신 대로 되었고 그렇게 되어가고 있고 그렇게 될 것이다.

예수님, 아담과 하와는 나무 뒤에 숨었지만 저는 주님 뒤에 숨습니다. “너 지금 어디 있느냐”고 물으시면 ‘아드님 뒤에 있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왜 이렇게 제 뜻을 고집하는지 왜 하느님을 무서워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주님처럼 성모님처럼 대답만 아니라 제 마음과 행동도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완전한 신뢰의 기쁨을 가르쳐주시고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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