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12월 11일 주님 탄생이 아니라 재림(+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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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12월 11일 주님 탄생이 아니라 재림

작년 여름 우연히 함께 살기 시작한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1년도 안 돼서 여섯 마리로 늘었다. 어느 수의사 말처럼 고양이들은 정말 번식하기 위해서 사는 것 같았다. 고양이 식구가 늘면서 집 주변 새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새를 잡아먹지 않게 사료를 무한정 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죽이는 것은 더 못할 일이고, 그래서 고민 끝에 걔네들을 어머니 자연에 맡기기로 했다. 그 이후로 정을 떼고 밥 주기를 그만뒀다. 그랬더니 한 달 사이 세 마리가 시름시름 앓더니 죽었다. 개체 수가 조절됐다.

어머니 자연이 동물과 식물을 돌보는 것처럼 우리를 자연에 맡길 수는 없다. 그 대신 하느님께 우리를 맡긴다. 그 맡김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계명을 충실히 지키는 것이다.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복잡한 세상 속에서 서로 사랑하라는 원시적인 계명만 지킨다고 평화가 오겠냐고 하겠지만 우리는 하느님의 섭리를 믿고 기회가 닿는 대로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서로 돕고 나누며 그 원시적인 계명을 지킨다. 이게 하느님께 우리를 맡김이고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는 표지다.

대림절은 크리스마스 선물과 파티를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다. 성탄절이 되면 말로 ‘성탄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글로 ‘아기 예수님이 당신 안에 탄생하심을 축하합니다.’라고 축하 인사를 나눈다. 나는 이 인사말이 늘 어색했다. 예수님은 2천 년 전에 탄생하셨을 뿐만 아니라 부활하셔서 이미 하느님의 구원사업을 완성하시고 지금 여기에 우리와 함께 사시는데 무슨 아기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나. 우리는 아기 예수님이 탄생하시기를 기다림이 아니라 주님의 재림을 기다린다. 두 번째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시는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대림절은 이 사실을 기억하고 수련하는 특별한 시간이다. 겨울이니까 춥고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봄은 오고 언젠가 나는 죽게 되어 있는 것처럼 그렇게 반드시 주님은 다시 오신다.

위드 코로나가 바랐던 대로 잘 안 된다. 감염 종식의 방법은 딱 하나 며칠간 온 세상 사람들이 서로 안 만나는 거다. 일부 전문가들은 강력한 물리적 거리 두기를 계속 주장한다. 그러면 많은 사람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진다. 정부가 이를 다 보상해주면 되는데 그 재원은 우리가 모두 나눠 부담한다. 부자와 코로나로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이 좀 더 많이 낸다. 그런데 이게 잘 안 될 뿐만 아니라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저 식당 주인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기꺼이 그리고 당연히 내 지갑을 연다. 서로 사랑해야 평화롭다. 하느님의 계명을 지켜야 행복하다. 하느님께 맡겨야 우리 모두 산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그리스도인은 이 계명을 지킨다. 나 혼자 지킨다고 세상을 바꿀 수 없음을 잘 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날에 다시 오시는 주님 앞에 고개를 들고 똑바로 서 있으려고 계명을 지킨다.

예수님, 빛을 비춰주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해주시고, 용기 내어 마음을 열어드리니 저를 차지하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해주소서. 그리하여 주님 계명을 지키게 해주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때가 좋든 나쁘든 아드님을 충실히 잘 따라가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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