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6월 28일 신비

이종훈

628일 신비

 

하느님께서 아브람에게 하신 약속의 내용은 황당하다. 늙은 나이에 자식이 없는 그에게 하느님은 하늘의 별처럼 그의 후손이 많아지게 해주신다고 약속하셨다. 아브람은 그걸 믿었다. 그런 그를 하느님은 그를 의롭다고 선언하셨다(창세 15,6). 정의롭고 훌륭한 업적을 남겨서가 아니라 그 황당한 약속을 믿어서 그는 의인으로 인정받았다.

 

믿음은 신비롭다. 믿음은 미래 지향적이다. 하느님의 약속을 믿는 사람은 미래를 내다본다. 그래서 그는 신비가이다. 현실에만 붙잡혀 사는 사람은 결코 볼 수 없는 미래를 믿음으로 보고 기뻐한다. 다른 사람은 못 보는 귀신을 보는 것처럼 미래를 그렇게 내다보는 것이 아니다. 희망할 수 없는 곳에서 희망을 말하는 사람이다.

 

아브람도 믿는다고 했지만 자신이 들은 약속이 주님이 하신 것임을 알 수 있는 표징을 보여 달라고 했지만, 그가 본 것이라곤 공포와 짙은 어둠 속에서 연기 뿜는 화덕과 타오른 횃불뿐이었다(창세 15,12.17). 게다가 제물 앞에서 그가 한 일이라곤 그것을 먹으려고 달려드는 맹금들을 쫓아내는 일뿐이었다. 구약에서 하느님의 현존은 연기, 안개, 구름, 불 등으로 표현된다. 하느님은 인간의 감각과 지성으로 알아볼 수 있는 분이 아니다.

 

거짓말과 폭력이 난무하는 이 세상에서 의인을 만날 수 있을까? 남몰래 선행을 즐겨하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정말 있을까? 하느님은 아브람에게 그의 후손을 하늘의 별처럼, 바다의 모래알처럼 많아지게 하겠다고 약속하셨는데, 그 약속은 아직도 유효한가? 믿어도 되나? 내가 그들을 볼 수 없고, 만나지 못했다고 하느님의 약속을 어기셨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하느님을 완전히 볼 수, 알 수 없듯이, 우리가 그분의 약속을 믿는다고 우리의 현실이 하루아침에 획기적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딘가에는, 멀지 않은 곳에서 그런 의인과 선인들이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하느님은 바로 내가 그 의인이 되라고 초대하고 계신지도 모른다. 그래서 신앙의 신비 속에서 살아가라고 말씀하고 계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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