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7월 1일 첫 토요일 ‘하늘에 계신 우리 어머니’

이종훈

71일 첫 토요일 하늘에 계신 우리 어머니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이지만, 성경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성경이 거룩한 사람들의 이야기일 것 같지만 대부분은 보통 사람들, 약하고, 악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 주제는 하느님의 구원이고 그 주인공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예수님이 사람이 아니었다면 성경은 사람들의 그저 그런 이야기 혹은 신들의 이야기였을 것이다.

 

성모님은 하느님을 세상에 사람으로 낳아주셨다. 그분 덕분에 하느님의 이야기가 우리 사람들의 이야기 안으로 들어 올 수 있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성모님의 개입으로 그 잔치의 흥은 끊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로써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요한 2,11). 예수님을 믿기 전까지 제자들에게 그분은 스승이었지만, 그 이후로 그분은 그들의 주님이요 하느님이 되셨다. 그 전까지 그들은 한 무리였지만, 그 이후부터는 하느님의 나라가 자라나는 터전이 되었다.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하느님을 세상에 낳아주셨으니 성모님을 공경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에서 가장 흔한 병원, 약국이름은 아마 00성모 병원(약국)일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 안에는 마음의 고향처럼 어머니, 엄마의 자리가 있다. 그 자리는 하느님의 자리이기도 하다. 예수님 그런 하느님을 보여주셨고, 성모님은 예수님과 깊은 친교를 맺어주신다. 비그리스도인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모님을 알고 좋아하는데, 그것을 애써 외면하고 부정하는 개신교 신자들이 안쓰럽다.

 

예수님이 하느님을 하늘에 계신 우리 어머니 혹은 엄마라고 부르셨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아버지든, 어머니든 하느님께 딱 들어맞는 칭호는 아니다. 그럴 바에야 우리 마음에 더 가까운 칭호로 불러주셨으면 더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느님을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이 불편하면, 아버지라 부르고 마음으로는 어머니의 정을 떠올리면 되겠지. 사실 그분은 그분들도 더 좋으시고 사랑이 많으신 분이니까.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어머니 덕분에 하느님의 아드님을 형제라 부르게 되었고

그로써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십자가 위에 예수님보다

예수님을 안고 계신 성모님께

더 마음이 끌리는 것이 아직 불편하지만,

제가 스스로 노력하는 것보다

성모님께서 도와주시는 것이

제가 예수님을 더 잘 알게 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런 우리들의 사정을 잘 아시는 아드님은

어머니와 저희들을 모자()관계로 맺어주셨을 겁니다.

어쩌면 예수님도 저희와 같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아빠라고 정겹게 부르실 수 있었을 겁니다.



성모님,

제 인생이라는 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진 것 같습니다.

아니,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잊어버리고 잃어버렸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흥이 이어지지 않습니다.

카나에서 혼인잔치의 흥이 끊어지지 않게 해주셨듯이

저와 저희의 인생잔치에 그 흥을 되찾게 도와주십시오.

무엇을 청해야하는지도 모르는 가련한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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