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곳(연중 14주일, 7월 9일)

이종훈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곳(연중 14주일, 7월 9)

 

때가 차자 예수님은 본격적으로 복음전도사업을 시작하셨습니다마을 곳곳을 두루 다니시며 회개하여라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4,17).”고 선포하셨습니다그분은 하느님의 사랑을 알려 사람들의 마음을 그분께로 돌리게 하셨습니다그렇게 다니시며 만난 몇몇 사람들을 초대하여 제자로 삼으셨습니다누구나 그렇듯이 예수님도 당신의 이 거룩한 사업이 성공적이기를 바라셨을 것입니다아니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여기셨을 것 같습니다아버지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전권을 넘겨주셨으니 결국 아버지께서 손수 하시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그런데 그런 바람과는 달리 그분의 행적이 세상에 알려질수록 그분을 반대저항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예수님은 아버지 하느님을 아는 이 땅위의 유일한 사람이셨습니다.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또 아들 외에는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마태 11,27).” 이런 사실이 예수님이 이 일에 대한 확신이자 동시에 한계이기도 했습니다당신만이 알고 또 볼 수 있는 하느님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들과 그것을 공유한다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습니다예수님은 아셨지만 사람들은 몰랐습니다당신은 보셨지만 사람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예를 들면 예수님은 당신이 성경에 기록된 대로 하느님께서 보내주시기로 약속하신 바로 그분이심을 아셨기 때문에 바로 당신에 앞선 예언자 세례자 요한이 어떤 사람인 줄 아셨습니다반면에 세상은 그 하느님의 사람을 함부로 폭력으로 대했습니다한 사람을 두고 예수님과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것이 서로 달랐습니다(마태 11,7-14).

 

이것을 모르실리 없으신 예수님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느님을 알리셨습니다아주 쉬운 말로 하느님 나라를 잘 설명하셨고청하는 모든 이들의 병을 고쳐주셨고악령을 몰아내셨으며심지어 죽은 사람도 살려주셨습니다이렇게 최선을 다하셨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시큰둥했고도리어 당신을 비난하고 죽이려고까지 했습니다게다가 그런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바로 하느님을 잘 아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그분을 기운 빠지게 만드는 것을 넘어 화나게 했던 것 같습니다예수님은 당신이 기적을 가장 많이 일으키신 고을들 코라진과 벳사이다를 향해 거의 저주에 가까운 말로 꾸짖으셨습니다그렇게 하셨는데도 그들이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마태 11, 20-24). 너무 실망스럽고 서운해서 화까지 치밀어 오르던 바로 그 때에 예수님은 뭔가 놀라운 것을 발견하셨습니다그리고 그 실망서운함분노가 서서히 기쁨으로 바뀌었습니다그때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하늘과 땅의 주님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그렇습니다아버지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마태 11,25-26).”

 

그 때 예수님의 눈에 들어 온 것은 바로 당신을 따라다니던 몇몇 사람들이었습니다그들 안에는 당신이 직접 부른 사람들도 있었고당신의 말씀을 듣고 줄곧 따라다니며 봉사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그들은 율법을 잘 아는 사람들도 아니었고금욕적이거나 철저한 사람들도 아니었습니다동네 다른 사람들처럼 갖가지 문제와 어려움을 지닌 이들이었고예수님에게서 그 답을 얻기를 바라는 이들이었습니다게다가 당신이 직접 부르신 제자들은 말 한 마디에 정말 대책 없이 당신을 믿고 따라나선 이들이었습니다그들은 아직 당신이 누구신지 잘 몰랐지만 그 힘든 전교여행을 함께 해 온 이들이었습니다예수님은 그들을 매일 보시면서도 그들을 보시지 못했다가 그제야 보시게 되었습니다당신이 비로소 보시게 된 것깨닫게 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예수님은 많이 기뻐하셨습니다그 기쁨은 동안의 실망서운분노를 사그라지게 하고 그 동안의 노고에 대한 충분한 보상 같은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그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선포하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28-30).”

 

아마도 예수님은 그 때부터 당신 전교사업의 전환점이 됐을 것 같습니다당신의 복음하느님 나라는 세상 개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가난한 마음상처받은 마음아픈 마음을 향해 선포되어야 하는 것으로 말입니다죄인들에 대한 깊은 연민과 사랑으로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입니다당신의 겸손하고 온유한 따뜻한 마음으로 그들을 위로하여 희망을 주는 것입니다당신이 보고 계신 것을 그들은 여전히 볼 수 없고당신은 아는 것을 그들은 끝까지 알 수 없겠지만당신이 그들을 보고 계시니 그들에게 당신의 마음을 전해주십니다그들이 당신의 마음 안에서 살게 하십니다그들이 그 무거운 짐을 다 벗어 던지고 당신처럼 편한 멍에와 가벼운 짐만 지고 살게 하십니다철부지 같은 그들에게서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그렇게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보셨습니다우리는 못 봐도 예수님은 보시니 그분께 우리의 삶을 맡겨드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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