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7월 20일 싸움의 기술

이종훈

7월 20일 싸움의 기술

 

모세가 자신의 종족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나오게 하는 명분은 하느님께 제사를 드리기 위함이었다. “너는 이스라엘의 원로들과 함께 이집트 임금에게 가서, ‘주 히브리인들의 하느님께서 저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러니 이제 저희가 광야로 사흘 길을 걸어가, 주 저희 하느님께 제사를 드릴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여라(탈출 3,18).” 그들은 강제 부역과 노동으로 하느님께 예배를 드릴 수 없었던 것이다.

 

이 말이 이집트 왕에게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당돌한 요구였겠는가? 그 이전에 이런 말을 전하라는 하느님의 명령에 모세도 얼마나 황당하고 당혹스러웠겠는가? 하늘에 계시니까 땅의 사정을 전혀 모르셔서 그러셨을까? 아니다, 그분은 아셨다. “강한 손으로 몰아세우지 않는 한, 이집트 임금은 너희를 내보내지 않으리라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러므로 나는 손을 내뻗어 이집트에서 온갖 이적을 일으켜 그 나라를 치겠다. 그런 뒤에야 그가 너희를 내보낼 것이다(탈출 3,19-20).” 싸움의 시작이다. 우리의 싸움이 아니라, 하느님과 당신의 백성을 억압하는 세력과의 싸움이다.

 

그 전쟁에서 하느님이 승리하시면 당신의 백성들은 마음껏 하느님을 예배하며 섬길 수 있게 되고, 지면 그전처럼 노예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오늘날 우리도 하느님을 섬기는데 많은 유혹과 어려움을 겪는다. 그 옛날 이스라엘을 노예로 삼아 부리던 임금이 파라오라면, 오늘날 우리를 억압하는 세력의 이름은 물질주의, 세속주의, 성과주의, 개인주의 등이다. 하느님의 명령을 들었을 때 모세가 당혹스러워했을 것처럼, 세상에서는 거의 모두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삶의 방식을 거슬러 말하고 살라는 명령을 듣는 것 같아 우리 또한 그렇다.

 

그 싸움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어떤 무기를 지녀야 하는가? 예수님께서 아주 간략하게 말씀하신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마태 11,28-29).”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이 무기이며 싸움의 기술이란다. 이건 더 황당하다. 그런 마음으로 그들에게 대항하면 언제나 무시당하고, 상처받고, 복수심에 차오를 것이 뻔한데 그런 말씀을 하시니 말이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시라 잘 모르시나? 그럴 리가 없다. 이집트 왕이 순순히 이스라엘을 순순히 놓아주지 않을 것임을 알고 계셨듯이 예수님도 그것을 모르실 리가 없다. 그런데도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 싸움의 기술을 익혀봐야겠다. 그리고 어차피 이 싸움은 내가 아니라 하느님이 하시는 것이다.

 

“전능하신 만군의 주 하느님,

그 누가 당신께 대적할 수 있겠습니까?

죽음도 쳐 이기신 분께 누가 맞서겠습니까?

저는 주님만 믿습니다.

그 누구의 조언도, 도와주겠다는 약속도,

믿지 않습니다. 그저 그의 마음만 감사하게 받을 뿐입니다.

 

스승님께서 가르쳐주신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은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이 아니라

모든 것을 빼앗겨 가진 것이 없는 가난한 마음입니다.

하느님이 아니면 구해줄 이가 없는 간절한 고백이며 간청입니다.

 

실망으로 서운하고

배신으로 분노하며

상처받아 복수심으로 괴로울 것입니다.

저를 노예로 부리는 이 모든 것을 

기꺼이 빼앗기겠습니다.

 

주님 말씀대로 살아서

철저하게 가난하게 된 저를 위해서

주님 친히 싸워주십시오.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이나 그리고 미래에도

저의 적과 맞서 싸워 이길 수 없음을 고백합니다.

저의 원수를 당신의 원수로 삼아주십시오.

그러면 저는 편히 쉬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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