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7월 26일 생명의 말씀

이종훈

7월 26일 생명의 말씀

 

농업, 어업 기술이 많이 발달했어도 자연이 허락하지 않으면 먹거리를 얻을 수 없다. 결국 땅이 품어주고, 햇볕이 키워주고, 물이 지탱해주어야 먹거리를 얻을 수 있다. 그렇게 우리의 생명은 자연에 달려 있다.

 

사람은 의미를 찾는다. 땀 흘리는 의미, 고통의 의미, 인생의 의미를 찾는다. 그것을 찾지 못할 때 아무리 먹거리가 풍부해도 기쁘지 않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부유한 사람, 가난한 사람 모두 마찬가지다. 부와 권력을 위해서 일하는 것 같지만, 그것들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의미하고 있는 것을 찾는 것이다. 그것은 안정, 평화, 생명, 기쁨 등이다. 

 

어떤 이들은 부와 권력에 그런 것들을 이루어 줄 것이라고 믿지만, 우리는 그런 것들이 하느님 안에서 모두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세속화된 사회에서 종교적인 신념은 세상을 쫓아가지 못하는 이들의 핑계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사실 그들의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왜냐하면 종교는 부와 권력을 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을 때 종교는 그 순수성과 힘 그리고 의미를 잃어버려 힘겹게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에게 상처와 또 다른 짐이 되어 버리고 만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하느님을 만난다. 그분의 말씀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이들 안에서 그 글귀는 살아 움직인다. 침묵 속에서 제한된 수도원 공간 안에서만 살았던 봉쇄수도자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외우고, 되뇌면서 하루하루를 살았다. 다른 수도자들과 함께 생활했지만 철저히 혼자 살았다. 아니 그분과 단 둘이 살았다. 사람이 되신 그 말씀은 그의 인생 여정의 동반자가 되었다. 삶의 희로애락을 그분과 나누며 주어진 생을 살다가 그분 품으로 들어갔다. 그런 수도자들의 삶은 우리에게 하느님의 빛을 반사해주는 작은 거울이다. 우리도 이웃과 가족과 함께 살지만, 인생이라는 긴 여정 안에서 결국 혼자다. 대화하고, 일하고, 돈을 벌고, 계획하지만 그것의 최종 의미를 잊어버리면 그 모든 것은 크고 무거운 짐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의 먹거리가 자연에 달려 있듯이, 우리의 생명은 하느님께 달려 있다. 가끔 자연은 우리를 혹독하게 대하지만, 우리 하느님은 결코 그러지 않으신다. 우리는 그것을 잊지 않기 위해 자주 읽고 기억하고 되뇌면 충분하다. 

 

“말씀이신 예수님, 

 

세상살이가 점점 복잡해집니다.

 

그 안에서 지극히 단순한

 

주님의 말씀이

 

어떤 이들에게는

 

쓸모없게 들리지만,

 

당신을 믿는 이들에게는

 

하루를 사는 양식이고

 

인생의 목적지를 가리키는 이정표입니다.

 

폭풍우에 시달리는 배 안에서도 

 

주무셨던 예수님처럼

 

복잡하고 힘겨운 세상살이 속에서도

 

단순한 주님의 말씀을 듣고

 

거기서 위안과 힘을 얻을 수 있게

 

저희에게 믿음을 더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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