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7월 28일 신원의식

이종훈

7월 28일 신원의식

 

이스라엘 민족은 하느님을 섬기는 백성이었다. 그런데 긴 이집트 노예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신원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이스라엘 집안이 이집트로 간 것은 가뭄으로 먹을 것이 없었기 때문에 잠시 몸을 맡기기 위해서였다. 가뭄이 끝났으면 다시 그들의 땅으로 돌아갔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하고 그들은 계속 남의 땅에서 살게 되었고, 그러면서 그들의 신원, 즉 하느님을 섬기는 백성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되었다.

 

하느님은 이스라엘을 이집트 노예생활에서 끌어내셨다. 그들이 합당한 장소에서 하느님께 올바른 경배를 드리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이집트 군이 더 이상 위협이 되지 못하게 되었을 때에 하느님은 그들에게 계명을 주셨다. 그것은 규칙이 아니라 그들의 삶의 방식이고 목적이며 신원증명이었다.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들이라는 그들의 신원을 세상이 알게 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마지막 날에 그들을 하늘의 해처럼 빛나게 해 줄 것이었다. 

 

하느님을 섬기는 백성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기억하고 마음에 새긴다. 새기고, 또 새긴다. 하느님의 말씀을 잊어버려 그전처럼 노예생활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 말씀은 식물의 씨앗 같아서 그들 안에서 자란다. 하느님 말씀 한 마디에 자신의 모든 삶을 거는 사람도 있다. 짧은 말 한 마디가 그의 모든 삶의 시작이고, 기준이며, 목적이 된다. 씨앗에서 줄기와 잎이 나와 나무가 되고, 거기서 꽃과 열매를 맺어 세상을 기쁘고 아름답게 하는 것처럼, 짧고 단순한 말 한 마디에 따라 사는 그의 삶은 세상을 기쁘고 아름답게 하며 그가 섬기는 하느님을 보여 준다. 

 

하느님의 백성은 하느님께 바쳐지는 제물이다. 자신의 소유물 중 일부를 떼어 바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하느님께 드린다. 본성적으로 이기적인 동물이면서도 더 이상 자신을 위해서 살지 않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산다. 하느님의 기쁨이 곧 자신의 기쁨이고 목적인 사람들이다. 자신의 욕망에 따라 사는 사람은 후회와 괴로움으로 숨이 막히며, 세상 가치에 따라 사는 사람은 마지막에 땅에 묻혀 없어진다. 그러나 하늘의 뜻에 따라 사는 사람은 그 가치가 땅에서는 맞지 않아 몰이해, 냉대, 비난, 박해 받겠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하늘나라에 대한 동경과 하느님께 자신을 바치고 싶은 거룩한 욕망은 더욱 커진다. 자신의 욕망과 땅에 자신을 바치는 사람은 마침내 사라져버리고 말겠지만, 하느님께 자신을 바치는 사람은 하느님을 갖게 된다. 이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신원, 하느님을 섬기는 백성임을 기억해야 한다.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

자주 잊어버립니다. 

아니 때론 잊어버리고 싶은 유혹에 시달립니다. 

하느님의 기쁨이 저의 기쁨이라고 하지만 

몰이해, 냉대, 비난, 실망으로 

그냥 그들처럼 제 뜻과 세상의 가치에 

몸과 마음을 내맡겨버리고 싶어져 버립니다. 

 

그런 유혹과 어둠 속에서 

예수님은 저를 건져내십니다. 

다시 옛날로 돌아가고 싶은 

죄의 향수에 정신과 마음이 흐려진 

저의 손을 꽉 잡으십니다. 

그리고 

꽉 쥔 당신의 힘에서 

‘나도 그랬어.’라는 말씀을 듣습니다. 

 

아! 원래 그런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빛으로 오셨지만 

세상은 빛보다 어둠을 더 좋아했고 

어둠을 빛으로 둔갑시켰었습니다. 

하느님을 죽이면서 하느님을 섬긴다고 했었습니다. 

 

어둠을 빛을 이겨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렇습니다. 

어둠은 저의 관심 대상이 아닙니다. 

오직 빛만이 

오직 하느님의 말씀만이 

오직 예수님의 생애만이 

저의 유일한 관심대상입니다. 

심판은 주님의 몫입니다. 

 

지치고, 절망하고, 복수심으로 눈앞이 흐려질 때 

주님, 오늘처럼 당신의 마음을 전해 주십시오. 

그러면 분명 다시 일어나 뒤를 돌아보지 않고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을 겁니다. 아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번호 제목 날짜
1593 [이종훈] 나해 6월 5일(성 보니파시오 기념일) 충만한 삶(+MP3) 2021-06-05
1592 [이종훈] 나해 6월 4일 해피엔딩과 인내(+MP3) 2021-06-04
1591 [이종훈] 나해 6월 3일 봉헌(+MP3) 2021-06-03
1590 [이종훈] 나해 6월 2일 배부른 일(+MP3) 2021-06-02
1589 [이종훈] 나해 6월 1일(성 유스티노 순교자) 하느님의 것(+MP3) 2021-06-01
1588 [이종훈] 나해 5월 31일(마리아 방문 축일) 가난한 마음(+MP3) 2021-05-31
1587 [이종훈] 나해 5월 30일(삼위일체 대축일) 너에게 맞추기(+MP3) 2021-05-30
1586 [이종훈] 나해 5월 29일(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증언(+MP3) 2021-05-29
1585 [이종훈] 나해 5월 28일 하느님 앞에 설 때는(+MP3) 2021-05-28
1584 [이종훈] 나해 5월 27일 기다림(+MP3) 2021-05-27
1583 [이종훈] 나해 5월 26일(성 필립보 네리 기념일) 자유로운 사람(+MP3) 2021-05-26
1582 [이종훈] 나해 5월 25일 제사(+MP3) 2021-05-25
1581 [이종훈] 나해 5월 24일(교회의 어머니 기념일) 뛰어넘는 사랑(+MP3) 2021-05-24
1580 [이종훈] 나해 5월 23일(성령 강림 대축일) 용서(+MP3) 2021-05-23
1579 [이종훈] 나해 5월 22일 호칭(+MP3) 2021-05-22
1578 [이종훈] 나해 5월 21일 남을 위한 나의 목숨(+MP3) 2021-05-21
1577 [이종훈] 나해 5월 20일 하나(+MP3) 2021-05-20
1576 [이종훈] 나해 5월 19일 이미 시작된 영원한 생명(+MP3) 2021-05-19
1575 [이종훈] 나해 5월 18일 하느님께 돌아가는 길(+MP3) 2021-05-18
1574 [이종훈] 나해 5월 17일 비움과 순종의 무기(+MP3) 2021-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