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9월 19일 바로 그 자리에서

이종훈

919일 바로 그 자리에서

 

하느님의 자비는 당신의 복통과 같다. 우리의 고통은 하느님에게 복통을 일으켜서 우리를 거기서 해방시켜주지 않으실 수 없게 한다. 위경련이 얼마나 고통스러우며 그 때는 오직 한 가지만 생각한다는 것을 잘 안다. 그것은 거기서 해방되는 일이다. 우리 하느님은 그렇게 우리를 어떤 이유로도 지체하지 않고 빨리 고통에서 해방시켜주기를 원하신다.

 

루카 복음서에서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7,13; 10,33; 15,20).’는 표현은 세 군데에서 나온다. 예수님이 죽은 외아들의 장례 행렬을 따라가는 과부 어머니를 만나셨을 때,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강도를 만나 죽을 지경이 되어 쓰러져 있던 이를 발견했을 때, 그리고 호기스럽게 아버지 집을 나갔다가 유산을 모두 탕진하고 거지가 되어 돌아 온 작은 아들을 발견한 선한 아버지가 그랬다.

 

예수님의 비유 이야기처럼 그리고 당신이 외아들을 잃고 슬퍼하는 과부를 직접 만나셨던 것처럼 일부러 찾아다니지 않아도 하느님에게 복통을 일으켜 놓는 사건과 사람들을 쉽게 만난다. 그런데 대부분 그냥 지나쳐버린다. 하느님의 복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 일거다. 예수님은 아버지의 복통을 느끼셨다. 단지 애처롭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만으로는 아버지의 복통이 사라지지 않음을 아셨다. 장례행렬을 막아서고 율법을 어겨가며 죽은 이에게 손을 대셨다(루카 7,14). 자연의 법칙도 어기며 죽은 이를 소생시켜주셨다. 그 과부의 절망적인 상실감과 자신의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을 예수님은 전해 받으셨기 때문이다. 복통은 참을 수 없이 고통스러운 것이다.

 

라자로도, 그 과부의 외아들도 시간이 흘러 다시 무덤에 묻혔다. 그 때는 하느님께 복통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가족들은 더 이상 그렇게 서럽게 울지 않았을 테니까. 살아계신 하느님을 보았으니 그들에게 더 이상 절망은 없었다. 인류의 고통은 곧 하느님의 고통이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그 극심한 고통을 느껴야 한다. 그러면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다고, 쑥스럽다고, 바쁘다고, 성당에 가야한다고 그들을 그냥 지나쳐갈 수 없을 테니까. 그리고 그것은 하느님을 더 아프게 해드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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