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0월 9일 누가 나의 이웃입니까?

이종훈

109일 누가 나의 이웃입니까?

 

나의 하느님 사랑은 이웃사랑으로 드러난다. ‘그러면 누가 나의 이웃인가?’ 이는 예수님을 시험하던 한 율법학자가 자신이 의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 던진 질문이었다(루카 10,29). 그는 동족들을 잘 대해주고 있고,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잘 돌보았던 것 같다.

 

이웃은 옆집에 사는 사람이다. 그런데 오가며 일하며 만나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는 옆집 사람보다 더 가깝다. 보도를 통해 알게 된 딱한 처지에 놓인 사람이 그들보다 더 가깝다. 그들은 내 마음에 들어와 나를 흔들어 놓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자비로운 마음은 우리가 복통을 없애려는 마음처럼 간절하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은 마음의 복통을 일으켜 놓아 그 즉시 그를 위해 무엇인가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한다. 인간이 하느님을 가장 닮은 부분이다.

 

너와 내가 생각이 다르고, 피부색과 언어와 풍습이 다르고, 종교가 다르다고 그를 적대시함은 참으로 안타깝고 또 어리석은 행동이다. 서로 다르지만 바라는 것은 다 똑같기 때문이다. 나도 잘 되고, 너도 잘 되고 우리 모두가 잘 되기 바란다. 우리는 하느님을 닮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적은 그 사람이 아니라, 그런 내 안에 그런 근거 없는 적대감을 일으켜놓는 그 어떤 것이다. 그것은 너무 작아서 나를 창문 하나 없는 다락방에 가두어 놓고 그곳이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게 하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을 비난하면서 우월감을 느끼게 한다. 그것은 참으로 강하고 너무 작아서 하느님도 알아보지 못하게 한다.

 

북한 형제들에게 인도적 원조 결정에 대해 무슨 이적행위라도 한 것처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이유를 모르지 않는다. 지금 저 너머에서 고통 받고 있는 나의 이웃들이 자기 의지로 북한에서 태어났는가? 간접적으로라도 자신의 체제와 다른 나라의 그것과 비교 체험할 기회를 전혀 갖지 못한 것도 그들의 죄란 말인가? 그러면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도와 준 그 폭행당한 사람은 과연 착한 사람이었을까? 혹시 성전에서 도둑질해서 도망가던 중은 아니었을까? 그들은 모두 그저 내 안에 복통을 일으켜 놓는 이웃일 뿐이다. 어떻게 해서든 복통의 고통에서 해방되고 싶듯 그렇게 도와주고 싶은 것은 하느님의 마음이다. 그런 하느님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이들이 그분을 또 다시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친다. 오늘 나는 또 도전을 받는다. 그렇게 외치는 이들 무리 가운데 있지 않으려면 예수님을 모른다고 거짓말을 하던가, 아니면 그분의 십자가 밑에서 가슴 아파하든가 또는 그분과 함께 십자가 위에 못 박혀 있으면서 평화를 누리든가 선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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