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10월 16일 더 넓고 참된 세상으로

10월 16일 더 넓고 참된 세상으로

일반적으로, 그가 하는 행동을 보지 않고서는 그의 말을 믿기 어렵다. 예수님은 말씀하셨고 그대로 행동하셨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분의 말씀에 남다른 권위를 느꼈을 것이다(루카 4,32).

예수님의 권위는 사람들의 회개를 위한 것이었다. 사람들이 그분 말씀을 들어 믿고 하느님께로 마음을 돌리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구마, 치유, 죽은 이까지 소생시키는 능력, 당시 권력자와 지도자들과 당당하게 맞서는 용기,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을 피하지 않는 것 등, 그분의 이 모든 행동은 당신의 말씀이 참되다는 것을 뒷받침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당신을 믿기 바라셨고, 하느님께로 마음을 돌리기를 바라셨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그런 모든 기적과 용기 있는 그분의 행동을 보는 것을 그저 즐기기만 했던 것 같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루카 11,29).” 예수님의 기적은 믿음을 위한 것이었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단순한 볼거리와 이야깃거리였던 것 같다.

우리는 뜨문뜨문 주님을 찾아 말을 걸지만 그분은 언제나 우리를 바라보시며 말씀을 건네 오신다.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통해서 나에게 말씀하신다. 하지만 그전처럼 그런 기적들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 예수님은 살아계시지만 그때처럼 기적을 행하지는 못하시는 걸까? 아니 다시 잘 생각해보니, 예수님은 기적을 행하시기 전에 대부분 당사자나 가족에게 믿음을 요구하셨다. 그렇다, 기적이 믿음을 만든 것이 아니라 믿음이 기적을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기적들을 보고도 믿지 않은 사람들은 애초부터 믿을 마음이 없었던 것 같다. 믿지 않는 것이 죄이겠는가마는 자기라는 좁은 공간에 갇혀 지내는 것이 안타깝다. 하느님은 우리를 더 넓고 참된 세상으로 불러내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