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2월 15일 나의 옳음을 버려야

이종훈

12월 15일 나의 옳음을 버려야

 

모든 사람이 예수님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어떤 이들은 죽도록 미워해서 결국 그분을 죄인으로 몰아 십자가에 매달아 살해했다. 그것은 그분이 당신을 진리이며(요한 14,16), 하느님과 하나라고(요한 10,30) 주장하셨기 때문이다. 그분을 좋아한 이들은 그분이 하느님이라서, 그분을 미워했던 이들은 그들이 하느님을 섬기고 있기 때문이었다.  

 

진리는 하나, 하느님도 한 분. 그런데 나의 옳음과 너의 옳음은 이토록 다를까? 서로를 미워하고 다투고 폭력적으로 대하는 것도 모자라 하느님을 살해하기까지 이른다. 그런데 자신이 옳다는 주장을 가만히 들어보면 그것은 그가 좋아하는 것이다. 결국 그의 옳음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 이기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기심은 거의 본능이니까 나에게 옳은 것은 처음부터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 같다. 아마 어렸을 때 다 정해졌을 것이다.

 

인간은 하느님을 볼 수 없고 알 수도 없다. ‘이분이 하느님이시다, 이것이 그분의 말씀이다, 이것이 진리다’라는 주장은 ‘나는 이것을 좋아 한다’라는 주장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니까 그것은 자신의 옳고 그름의 기준 또는 그 틀에 하느님을 억지로 꿰맞추려는 시도이다. 하지만, 어떤 틀에도 하느님은 맞춰질 수 없다. 그분은 완전히 자유로운 분이시고, 인간의 지적능력으로는 규정할 수 없는 분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을 참으로 알고 그분을 완전히 소유하고 싶다면, 그분이 내 안으로 들어오시게 내 틀을 부숴야 한다. 나의 옳고 그름의 기준뿐만 아니라 어쩌면 내 목숨까지 내어 놓아야 할 것이다, 예수님은 완전히 자신을 비우셔서 하느님과 완전히 하나가 되시고 그분을 세상에 온전히 드러내신 것처럼.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처럼 그리고 예수님에게서 이루어졌던 것처럼, 두렵고 떨리지만(필리 2,12) 내 안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러면 생명의 빛을 보게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주님이 오시기를 기다리는 의미이다. 그분이 내 안에 오시면 이 비천한 몸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처럼 바꾸어주실 것이다(필리 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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