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영원한 임금님의 왕궁(대림 4주일, 12월 24일)

이종훈

 

영원한 임금님의 왕궁(대림 4주일, 12월 24)

 

다윗은 하느님이 선택한 사람이었고이스라엘 역사 안에서 가장 위대한 임금이었습니다그는 하느님의 도움으로 사방의 적군들을 물리치고 왕국을 평온하게 했습니다그때 자신은 화려한 왕궁에서 지내는 데 정작 이 모든 일을 이루어주신 하느님의 말씀이 담겨있는 성궤는 아직도 천막에 있음을 발견했습니다그래서 하느님께서 계시기에 합당한 집을 지어 드리기로 했습니다그러자 하느님은 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살 집을 네가 짓겠다는 말이냐(2사무 7,5)?”

 

그 이후 이스라엘 민족이 바빌론 유배라는 치욕스런 시간을 보낸 후 기적처럼 고향으로 돌아 와 무너진 성전을 재건했습니다그곳이 하느님께서 머무실 곳이라고 믿었습니다그런데 하느님은 그 때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늘이 나의 어좌요 땅이 나의 발판이다너희가 나에게 지어 바칠 수 있는 집이 어디 있느냐나의 안식처가 어디 있느냐이 모든 것을 내 손이 만들었고 이 모든 것이 내 것이다주님의 말씀이다내가 굽어보는 사람은 가련한 이와 넋이 꺾인 이내 말을 떨리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이다(이사 66,1-2).”

 

때가 차자 하느님께서는 다윗에게 너의 날수가 다 차서 조상들과 함께 잠들게 될 때네 몸에서 나와 네 뒤를 이을 후손을 내가 일으켜 세우고그의 나라를 튼튼하게 하겠다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나의 아들이 될 것이다너의 집안과 나라가 네 앞에서 영원히 굳건해지고네 왕좌가 영원히 튼튼하게 될 것이다(2사무 7,12-16).”라고 약속하신 대로 한 여인을 준비시키시고 그녀를 통해 구세주 예수님을 보내주셨습니다그분은 이스라엘이 아니라 모든 이들새로운 이스라엘 민족의 영원한 임금님이십니다.

 

그런데 영원하시고 모든 민족들의 임금이신 예수님은 화려하고 튼튼한 왕궁에서 사시지 않았습니다그분은 오히려 춥고 더러운 마구간에서 태어나셨고보통 사람들처럼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일하셨습니다후에는 성전과 회당 그리고 호숫가와 산과 들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셨습니다길거리시장누군가의 집에서 병자와 악령에 시달리는 이들을 온전하게 해주시고 가난한 이들의 좋은 친구와 이웃이 되셨습니다그렇습니다그분의 집은 왕궁이 아니라 사람들 사는 곳이었습니다마지막에는 가장 작은이들의 가운데에 살기로 하셨습니다(마태 25.40).

 

하느님은 한 여인의 순수한 마음과 하느님 말씀에 기꺼이 순종하는 그녀의 태 안에 자리를 마련하셨습니다(루카 1,38). 하느님은 교회의 작은 울타리 안에 갇혀 계실 수 없습니다. “나는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데리고 올라온 날부터 오늘까지어떤 집에서도 산 적이 없다천막과 성막 안에만 있으면서 옮겨 다녔다(2사무 7,6).” 그분은 처음부터 크고 화려한 왕궁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보라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하느님께서 사람들과 함께 거처하시고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하느님 친히 그들의 하느님으로서 그들과 함께 계시고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다시는 죽음이 없고 다시는 슬픔도 울부짖음도 괴로움도 없을 것이다(묵시 21,3-4).”

 

다윗에게 약속하신 후 천 년이 지난 후에야 구세주 예수님께서 오셨고승천하신 예수님이 다시 오신다고 약속하신 후 2천 년이 지났습니다오래 살아야 백 년인 우리에게는 어마어마한 시간입니다하지만 천 년이 하루 같은 하느님께는(2베드 3,8) 고작 사흘에 불과한 가 봅니다과연 영원하신 하느님이십니다세상이 완성되려면 앞으로 수천 년이 더 지나야하는지 어쩐지 우리가 알 바 아닙니다(마태 24,36). 그분은 세상 어디에나 계십니다당신의 말씀에 기꺼이 순종하는 이들 마음 안에선한 이들 가운데 계시고 가장 작은이들의 모습으로 그들을 부르십니다영원한 임금이신 예수님을 경배하러 가야겠습니다드릴 선물도 준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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