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월 8일(주님 세례 축일) 마라나 타!

이종훈

18(주님 세례 축일) 마라나 타!

 

예수님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 요한이 베푼 세례는 우리가 받은 세례와는 질적으로 달랐다. 그것은 죄에서 회개함을 고백하고 증언하는 예식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하느님의 아드님이 그 자리에 서계실 수 있나? 어떻게 죄인들이 씻는 물에 들어가실 수 있나?

 

어쩌면 예수님 자신도 갈등하셨을 지도 모르겠다. ‘내가 왜 여기에 이 사람들과 함께 있나? 그런데 이 부드럽지만 강하고 지속적인 이 끌림을 거부할 수 없다.’ 그리고 그분은 물에 들어가셨다가 나오시면서 신비로운 끌림이 아버지 하느님의 부르심이었음을 아셨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 1,11).” 그 이후론 그분에게 더 이상 갈등과 혼란은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들은 말씀이 모든 결정과 활동의 기준의 되었을 것이다.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을 견디어낼 수 있었던 힘의 원천도 바로 그 말씀에 대한 기억이었을 것이다.

 

하느님은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시고, 잃어버리신 것을 되찾으시고, 다친 데를 싸매주시고, 부러진 갈대 다시 세워주시며, 꺼져가는 심지에 다시 불을 지피신다(이사 42,3). 그래서 그분은 우리의 비좁고 어지럽고 더러운 방으로 들어오시겠다고 그러신다.

 

하느님이 이 땅을 방문하셔서 처음으로 묵으신 곳이 더럽고 냄새나고 허름한 마구간이었다. 그분의 방문을 받아들임이 부끄러워서 힘들지만 두렵지는 않다. 아담과 에와는 알몸인 것이 두려워했지만(창세 3,10) 예수님을 아는 우리는 그저 부끄럽고 그런 자신을 인정하기 힘들어할 뿐이다. 그분은 잘못을 지적하고, 죄를 고발하시지 않고, 부끄러워하고 괴로워하는 나를 위로하신다. 그리고 치워버리고, 빼내 멀리 내다 버리고 싶은 그 걸림돌을 그대로 두게 하시며 오히려 잘 다듬어 디딤돌이 되게 하신다.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시기 전에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마르 6,38)”라고 물으셨던 것처럼, 우리가 가진 보잘 것 없는 것, 죄스러움마저도 그분은 구원의 도구가 사용하신다. 주 예수님 오소서. “마라나 타!(1코린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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