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2월 7일 순수와 지혜

2월 7일 순수와 지혜

어린이 미사는 언제나 감동이다. 아이들은 미사 중에 자신이 하는 응답이 무슨 뜻 인줄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의 목소리로 그것을 듣는 것은 울컥하게 만든다. 특히 ‘주님, 저희 기도를 꼭! 들어 주세요.’라는 기도를 들으면 ‘하느님이 어떻게 이들의 소원을 이루어주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확신이 저절로 생긴다. 하느님은 그들의 기도를 꼭 들어주실 것이고, 그들이 청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을 이루어주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솔로몬은 지혜의 상징이다. 그는 하느님께 그 지혜를 받았다. 지혜는 잔꾀나 박식함이 아니다. 그것은 아마도 사는 방법, 사는 목적을 알고 있음일 게다. 그래서 살면서 겪는 많은 문제의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솔로몬은 왕으로 백성들의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가 청한 것은 지혜가 아니라 듣는 마음이었다(1열왕 3,9). 그의 아버지이자 가장 위대한 왕인 다윗이 하느님 앞에서 진실하고 의롭고 올곧은 마음으로 살아서 하느님께서 그에게 그토록 큰 은혜를 베푸셨다고 고백했다(1열왕 3,6). 지혜는 진실하고 의롭고 올곧은 마음으로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 그 안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인가 보다.

예수님은 이 답답한 육체적 한계를 지닌 한 사람이셨지만 자유로운 영혼이셨다. 그것은 그분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어서가 아니라, 그 반대로 오직 하느님의 뜻만을 따르셨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 그분의 행동은 언제나 하느님의 뜻 대로였고 그래서 언제나 그분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드렸다. 거기에 자신의 것은 하나도 없어서 그분은 완전히 자유로우셨다.

예수님은 어린이들을 사랑하시고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하늘나라에 결코 들어갈 수 없다고 어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느님께서 내 소원을 꼭 들어주실 것이라는 확신은 어디에서 생겨날까? 그것은 그분이 내 아버지이고, 나를 끔찍하게 사랑하시기 때문에 들어줄 수 없는 소원도 어떻게 해서든 이루어주실 것이라는 믿음에서 생겨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