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3월 2일 꿈

3월 2일 꿈

‘I have a dream.’ 오래 전 유명한 그룹이 불러 유행하던 노래다. 몸과 마음이 지친 어느 날 우연히 들려 온 이 노래에 온 몸과 마음이 흔들렸다. 나에게는 꿈이 있나? 그런 것을 가지기는 했었나? 그렇다. 없는 줄 알았는데 있다. 하느님과 나만 아는 꿈이다.

꿈쟁이라고 형제들의 질투를 받던 요셉(창세 37,19-20),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겠다는 꿈을 가지셨던 예수님, 그 외에 하느님의 사랑을 받던 많은 의인과 성인들은 모두 하나같이 세상의 반대, 방해, 비난을 받았다. 예수님은 당신의 운명을 잘 알고 계셨다. 그러면서도 그 꿈을 끝까지 십자가 위에서 누명을 쓰고 돌아가시기까지 버리지 않으셨다. 이런 것을 보면 선하고 의로운 꿈을 이루는 길에는 그런 것들이 이미 예고되어 있음이 분명하다.

나의 꿈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그동안 청하고 기도했던 것들이 나의 바람보다 더 크고 멋지게 기적처럼 이루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이 꿈을 이루어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그 꿈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질지 알지 못한다. 그런데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괜찮다. 그 꿈을 지닌 동안 좋았고, 그것이 오늘의 수고를 의미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 꿈은 당연히 하느님 나라 안에 있다. 옛날 유다인들이 빼앗긴 하느님 나라가 교회에게 주어졌다. 그런데 우리도 그것을 빼앗길 처지에 놓인 것 같다. 예수님이 노하셔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 그것의 가치를 잊어버렸고 왜곡하기 때문이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나의 꿈을 쫓아서 하느님 나라가 옮겨 가는 곳으로 따라가야 할까? 아니다. 노아의 방주 사건 이후 다시는 홍수로 생물들을 멸망시키지 않으시겠다고 약속하셨고(창세 9,11), 예수님도 이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고(마태 28,20) 약속하셨다. 그 말씀을 믿는다. 참 좋으신 하느님은 내 꿈을 꼭 이루어주실 것이다. 내가 아니라면 다른 이에게서, 여기가 아니라면 저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