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지금은 참회와 보속의 때 (사순 4주일, 3월 11일)

이종훈

 

지금은 참회와 보속의 때 (사순 4주일, 3월 11)

 

이스라엘 민족은 이집트 노예생활에서 모세의 인도로 이집트 노예생활에서 기적적으로 탈출하는 큰 경험을 통해서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게 되었습니다그 이후 희망을 갖고 기쁘게 약속의 땅을 향해 광야를 걸어갔습니다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도착시간이 지연될수록 그들은 흔들렸습니다지루하고 조급하고 불안해진 그들은 금송아지를 만들어 숭배했고(탈출 32,1-6), 모세에게 불평하고 대들다가 많은 사람들이 불 뱀에게 물려 죽었습니다(민수 21,4-9). 하느님은 진노하셨지만 모세의 중재해서 그들은 참회와 보속으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아파하며 용서받아 가던 길 그리고 가야 할 길을 계속 걸어갔습니다.

 

성경은 성인과 의인들이 아니라 죄인들을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전합니다이스라엘 민족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주님의 길을 따릅니다그들이 하느님을예수님의 제자들이 그분을 거스르며 배반하고또 종교지도자들이 그리스도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십자가형에 처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는 그들을 비난하며 어떻게 저럴 수 있나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하지만 우리도 그렇게 행동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하느님의 구원은 믿음과 따름으로 아주 단순하지만 그 실천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알 수 없는 하느님의 말씀을 글자나 성직자 등 교회 지도자들의 말만 듣고 그대로 따름은 정말 큰 도전입니다게다가 그리스도인인 우리들에게 주님은 우리가 가야할 길은 십자가의 길이라고 알려주셨으니 이기적이고 연약한 본성을 지닌 인간이 그 길을 하느님의 길이라고 믿고 따름에 흔들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죄를 지었습니다하느님을 미워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세례를 받던 날서원을 발하고 또 서품을 받던 날 뜨거운 결심을 했지만 그 뜨거움과 감사의 마음과는 다르게 잘 실천하지 못합니다게다가 옛날의 나쁜 습관이 도로 나와 더 나빠지기도 합니다하느님을 뵐 수 없는 것처럼 악의 실체도 알 수 없습니다우리가 체험하는 것은 그 기운과 작용뿐입니다악은 자기 자신을 결코 드러내지 않습니다마치 뱀이 발뒤꿈치를 물고 그 즉시 자신은 사라져버리는 것처럼 죄의 현장에 남겨진 것은 우리 자신뿐입니다그 결과는 고스란히 우리의 몫이 되어 버립니다하지만 우리는 잘 압니다자신의 죄를 남의 탓으로 돌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우리가 저지른 죄의 결과가 얼마나 추악하고 비참한지도 잘 압니다.

 

그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지만 그래서는 안 됩니다아파하고 뉘우치고 또 새롭게 결심해야 합니다뻔뻔한 거짓말쟁이라는 비난이 자신 안에서부터 들려와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요한 3,16-17)”이기 때문입니다광야에서 하느님께 대들어 불 뱀에 물렸던 이들이 나무에 매달아놓은 구리뱀을 쳐다보기만 해도 살았던 것처럼 우리들은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새롭게 결심하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구리뱀이 그들을 물었던 뱀을 상기시켰다면 십자가 위의 예수님은 우리의 죄가 얼마나 흉측하고 우리를 얼마나 비참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동시에 그런 우리를 용서하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는 얼마나 큰 지 보여줍니다하느님까지도 살해할 수 있는 우리의 교만을 고백하고 뉘우쳐야하겠습니다한 백부장은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신 예수님을 보고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마르 15,39).” 하고 말했습니다그는 자신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습니다그 때부터 예수님의 부활소식을 듣기까지 그의 마음스승을 버리고 도망쳐 숨어 괴로워하던 제자들의 마음으로 자신의 죄와 잘못을 기억하고 아파하고 뉘우쳐야 합니다지금은 참회와 보속의 때입니다.

 

참회와 보속은 구원의 희망을 이미 담고 있습니다그리고 멸망은 끝이 아니라 하느님 구원의 시작이었습니다예수님도 46년이 걸쳐 만든 성전을 허물라고 그리고 당신 손수 단 사흘 만에 새로 지어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요한 2,19). 하느님은 우리를 벌하시다가도 우리가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어 그것을 거두시고 당신이 직접 대가를 치르시는 분입니다. “예루살렘아내가 만일 너를 잊는다면 내 오른손이 말라 버리리라(시편 137,5). 내가 만일 너를 생각 않는다면 내가 만일 예루살렘을 내 가장 큰 기쁨 위에 두지 않는다면 내 혀가 입천장에 붙어 버리리라(시편 137,5-6).” 손이 없으면 일을 할 수 없고혀가 입천장에 붙으면 아무 말도 할 수 없습니다하느님이 우리를 용서하고 구원하지 않으시면 그분은 하느님이 아닙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번호 제목 날짜
1773 [이종훈] 나해 12월 11일 주님 탄생이 아니라 재림(+MP3) 2021-12-11
1772 [이종훈] 나해 12월 10일 기대 대신 희망(+MP3) 2021-12-10
1771 [이종훈] 나해 12월 9일 폭력적으로 회개하기(+MP3) 2021-12-09
1770 [이종훈] 나해 12월 8일(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대축일) 이루어지소서(+MP3) 2021-12-08
1769 [이종훈] 다해 12월 7일(성 암브로시오 기념일) 찾아내시는 주님(+MP3) 2021-12-07
1768 [이종훈] 나해 12월 6일 믿음(+MP3) 2021-12-06
1767 [이종훈] 나해 12월 5일(대림 제2주일, 인권 주일) 모두 부자인 나라(+MP3) 2021-12-05
1766 [이종훈] 나해 12월 4일(첫 토요일 성모신심) 엄마 하느님(+MP3) 2021-12-04
1765 [이종훈] 나해 12월 3일(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기념일) 허락(+MP3) 2021-12-03
1764 [이종훈] 나해 12월 2일 하느님 사랑(+MP3) 2021-12-02
1763 [이종훈] 나해 12월 1일 자비와 사랑의 왕국(+MP3) 2021-12-01
1762 [이종훈] 다해 11월 30일(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사도 그리스도인(+MP3) 2021-11-30
1761 [이종훈] 다해 11월 29일 구원의 길(+MP3) 2021-11-29
1760 [이종훈] 다해 11월 28일(대림 제1주일) 사랑의 불(+MP3) 2021-11-28
1759 [이종훈] 나해 11월 27일 한 해 마지막 날에(+MP3) 2021-11-27
1758 [이종훈] 나해 11월 26일 가볍게 해주는 하느님의 뜻(+MP3) 2021-11-26
1757 [이종훈] 나해 11월 25일 신뢰(+MP3) 2021-11-25
1756 [이종훈] 나해 11월 24일(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박해자 이기심과 자애심(+MP… 2021-11-24
1755 [이종훈] 나해 11월 23일 그날보다 오늘 여기(+MP3) 2021-11-23
1754 [이종훈] 나해 11월 22일(체칠리아 성인 기념일) 너그러움(+MP3) 2021-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