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4월 15일(부활 3주일) 지옥

이종훈

 

4월 15일(부활 3주일) 지옥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지옥은 없다고 말씀하셨다는 기사가 나와서 온 세상이 잠시 시끄러웠습니다. 그것은 오해였다고 교황청은 해명을 했습니다. 한 소녀가 교황님께 “하느님은 모든 이를 용서하시는데, 지옥은 왜 있는 건가요?”라고 묻자, “하느님의 자리를 원하는 교만한 천사를 하느님이 용서하려고 하자 천사가 용서를 거절했는데, 그게 바로 지옥”이라며 “인간이 스스로 지옥에 걸어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하셨다고 합니다. 2016년 강론에서는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하느님으로부터 영원히 분리, 단절되는 끔찍한 상태가 지옥”이라고 하셨습니다. 교리서에도 ‘하느님께서는 아무도 지옥에 가도록 예정하지 않으시고 자유의사로 죽을죄를 짓고 그것을 고집해 지옥에 가게 된다(가톨릭교회교리서 1037)’고 가르칩니다. 하느님은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 모두 회개하기를”(2베드 3,9) 바라십니다. 지옥은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 곳이고 하느님은 우리 모두를 당신의 나라로 초대하셨으니 지옥이 텅텅 비어있기를 바라십니다.


우주여행 상품이 나오고 달에 집을 짓는 계획을 세우는 요즘에 천국지옥이야기를 하는 것이 고리타분해 보일 수 있겠지만, 산 속에서 살든 달에서 살든 사람은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어디에 있든 겉모양만 다를 뿐 속내용은 똑같은 문제를 안고 삽니다. 지옥은 한 마디로 하느님이 없는 세상입니다. 그런 세상을 상상해보면 정말 끔찍합니다. 왜냐하면 친절, 배려, 도움, 인내, 희생, 사랑, 용서가 없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오직 자기만을 위해서 살고 재력과 권력을 가지는 길만이 유일한 살 길이며 죄와 벌만 담겨 있는 법전에만 의지하는 사회에서 살 것입니다. 세상살이가 힘들어져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자살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앞서 열거한 것들, 즉 하느님이 없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그런 세상은 땅 속 깊은 어두운 곳에나 있다고 말할 수 없음을 우리는 잘 압니다. 이미 우리 안에 그런 세상이 슬그머니 들어와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런 세상으로 들어가지 않게 하시려고 하느님은 구세주를 보내주셨습니다. 그분을 통해서 하느님은 당신의 그 바람을 알려주셨습니다.

 

성경은 하느님의 이 간절한 바람을 전합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는 그분 예수 그리스도님으로 요약됩니다. 그분은 용서하셨고 제자들에게 용서를 가르쳐주셨으며 용서하라고 명하셨습니다. 성경은 의인들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죄인들이 어떻게 하느님께로 마음을 돌렸는지 들려주는 책입니다. 하느님이 죄인들을 부르시고 용서하시는 이야기입니다. 믿음의 성조 아브라함은 살기 위해 아내 사라를 누이라고 속였고(창세 12,12-13; 20,2), 야곱은 맏아들의 권리를 뺏기 위해 눈 먼 아버지 이사악을 속였고(창세 27,19-24), 모세는 자신의 살인죄를 감추려했고(탈출 2,12), 다윗 임금은 밧세바를 임신시킨 것을 감추기 위해 그의 남편 우리야를 속이려고 하다 잘 되지 않자 마침내 비열하게 권력을 이용해 그를 전쟁터에서 죽게 했습니다(2사무 11,2-27). 주님부활 소식을 처음 들은 마리아 막달레나는 일곱 마귀의 지배를 받던 사람이었고(루카 8,2), 유다 이스카리옷은 예수님을 팔아넘겼고, 스승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던 베드로 사도는 스승이 붙잡혀가자 3번이나 그분을 모른다고 했으며 다른 제자들은 대부분 스승을 버리고 도망쳐버렸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예수님의 용서를 받아 그분의 진정한 사도가 되었습니다. 아마 유다 이스카리옷도 자살하는 그 시간에 깊은 통회와 눈물로 용서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은 용서하셨습니다. 아니 용서하시기 위해서 그리고 사람들이 당신께로 돌아오게 하시기 위해서 아드님을 그렇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시지 않았다면 하느님의 이 간절한 바람은 당신의 시신과 함께 무덤에 묻혀 아무도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을 찾아가셨습니다. 구멍 난 손과 발을 보여주시고 음식도 잡수시면서 당신이 유령이나 상상 속의 존재가 아님을 증명하시면서 그들을 안심시켜주셨습니다(루카 24,39-43). 성경이 당신에 대해 말하고 있고 그것이 용서임을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들이 용서받았다고 선언하신 것입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주님은 제자들을 보자마자 호통을 치며 배반과 불충의 죄를 물어 벌을 내리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복수와 벌이 아니라 하느님의 약속과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졌음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용서이고 또 회개입니다. 용서받은 제자들은 다른 사람들도 자신들처럼 용서받게 하려고 회개하라고 선포하였습니다. 그들은 이 모든 일의 증인이었습니다(루카 24,48). 부활을 목격한 증인이 아니라 하느님께 용서받은 증인들입니다. 하느님은 용서하십니다. 용서가 없는 세상은 하느님이 없는 세상입니다. 용서를 청하지도. 용서하지도 않아서 아무도 용서받지 못하는 세상이 지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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