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4월 16일 무엇을 그리고 누구를

이종훈

416일 무엇을 그리고 누구를

 

오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배불리 먹는 뜻밖의 잔치를 경험한 사람들 일부는 예수님을 찾아 나섰다. 그 놀라운 일을 이루어내신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의 임금으로 합당한 사람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요한 6,15). 나도 그랬을 것 같다. 임금은 아니라도 공동체의 지도자로 한 표 던졌을 것이다.

 

무엇을 찾느냐(요한 1,38)?” 세례자 요한의 소개로 예수님을 찾아 온 안드레아에게 하셨던 질문이다. 우리는 뭔가를 찾고 있나보다. 채워지지 않은 자신을 가득 채우고 싶은 바람, 목마름이 있다. 이런 생각과 고민을 사치스럽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목적지가 어딘지 모르면서 다른 사람들이 달리니까 자신도 그렇게 하면서 힘들어하지 않으려면 꼭 대답해야 할 질문이다. 답은 물론 행복이다.

 

그렇게 열심히 찾아 온 이들에게 예수님은 그들의 속마음을 드러내주며 그들이 진정으로 찾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셨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요한 6,27).” 참말이다. 밥에 김치를 먹어도, 비싼 음식을 먹어도 다음 날이면 그것들은 모두 뒤로 나가버리고 또 목마르고 배고프다. 좋은 음식만 먹으면 더 오래 살겠지만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삶은 길이가 아니라 그 의미이지 않던가? 우물가에서 예수님을 만난 그 여인이 바랐던 것처럼 목마르지 않고 배고프지 않았으면 좋겠다(요한 4,15). 그러면 나의 수고와 고통도 달가운 것이 될 것이다.

 

누구를 찾느냐(요한 18,4)?” 예수님을 죽이려고 붙잡으러 밤 횃불을 들고 찾아 온 이들에게 하신 질문이다. 살면서 온 삶이 어두워지는 경험을 한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려가고 있나? 이 모든 갈등과 불화의 원인은 무엇인가? 열심히 살았는데 왜 행복하지 않나?’ 그들은 예수님을 죽이려고 횃불을 들었지만 나는 행복하기 위해서 횃불을 든다. 어쩌면 내가 그동안 하찮게 여겼던 것들, 앞으로 나가는데 걸림돌이라고 여겼던 것들, 마음 저 깊고 어두운 곳에 쳐 박아 두고 자물쇠로 꽁꽁 잠가두었던 것들을 다시 봐야할 것 같다. 내가 없애고자 했던 그것들을 통해서 예수님은 내게 말씀하고 계셨는데 귀 기울여 듣지 않았다. 그래서 먹어도 배고프고 마셔도 목말랐을 것이다. 행복하려고 예수님을 찾는다. 그분과 함께라면 나의 십자가는 달가운 멍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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