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4월 26일 의심을 버리고

4월 26일 의심을 버리고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다. 낮아지셨기보다는 더러워진 발을 씻어주신 것이다. 온 몸이 아니라 더러워진 발만 씻어주셨다(요한 13,10). 예수님은 병자들의 병을 낫게 해주셨고, 더러운 영을 쫓아내주셨으며, 죄인들의 죄를 용서해주셨다. 그분은 심판하시지 않고 벌주지 않고 사랑하셨다.

악은 선으로 이긴다. 악의 부족한 선을 채워주는 것이다. 그래서 엄격함, 심판, 벌이 아니라 관대함, 이해, 용서가 사람을 살리는 것이다. 예수님도 이것을 아셨고 그대로 실천하셨다. 우리는 알지만 실천하지 못한다. 내가 그렇게 대해지기를 바라는 대로 이웃들을 대하기를 바라지만 잘 안 된다. 그렇게만 해서는 잘 안될 것 같은 의심이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사랑은 인내한다. 그 인내 안에는 희망이 있다. 희망이 없는 인내는 오래가지 못하고 언젠가 기다린 만큼의 폭력으로 변해버리기 일수다. 관대함, 용서, 인내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은 마음을 버리자. 예수님의 말씀을 믿자. 그분도 그렇게 하지 않으셨던가! 예수님은 그들의 죄와 악한 마음을 다 알고 계셨다. 하지만 당신을 팔아넘기기로 작정한 이의 발도 씻어주셨다. 할 말도 많고 심판하고 벌주실 수 있었지만 그것이 당신의 사명이 아니었기에 그러지 않으셨다. 아버지가 원하시는 것만 하셨다.

그분은 스승이시오 주님이시며 하느님이시다. 그분을 믿는다면 그분의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요한 10,16-17).” 주님 말씀대로 살면 무능한 바보라고 불릴 것 같아 왠지 불안하지만 잘 보자, 하느님 없이 살아가는 세상을! 나도 할 말 많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런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악마도 할 줄 안다. 예수님의 말씀을 말 그대로 믿고 실천하자. 그러면 행복해질 것이다. 새벽 도로를 굉음을 내며 달려가는 저 오토바이에 탄 이가 무사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