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4월 30일 구원받을 만한 믿음

4월 30일 구원받을 만한 믿음

예수님은 믿음을 요구하셨다. 믿음의 대상은 복음이고 또 당신 자신이었다. 그것들을 이해시키려고 하시거나 사람들을 설득하지 않으셨다. 어떤 이들은 그것을 믿고 어떤 이들은 무시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고, 죄인이 되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남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었겠나?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어떤 사람은 믿었고, 또 오늘도 여전히 믿는다. 믿음은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선물이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요한 14,21).”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만 예수님을 본다. 그들은 전해들은 이야기를 말 그대로 믿은 사람들이다. 하느님은 믿는 사람들에게만 보인다.

사도들도 예수님처럼 복음을 전하며 믿음을 요구했다. 어떤 이들은 그것을 믿고 어떤 이들은 믿지 않았다. 다리는 있었지만 한 번도 그 다리로 일어나 걸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 복음을 듣고 믿었다. 바오로 사도는 “그에게 구원받을 만한 믿음이 있음을 알고(사도 14,9)” 그에게 일어나 걸으라고 명령했고 그는 난생처음으로 그 다리로 일어나 걸었다. 그것은 바오로의 명령이 아니라 그도 모르게 지니게 된 그의 믿음 덕이었다. 그에게 드러내신 하느님이 해주신 일이었다. 바오로는 그에게 그런 믿음이 있다고, 그럴 힘이 있다고, 당신은 두 다리를 가졌으니 걸을 수 있다고 알려준 것뿐이었다.

바오로는 그 태생 앉은뱅이에게 새로운 삶의 문을 열어주는 말을 해주었다. 생명의 말씀이었다. 어떤 이의 입에서는 불평, 비난, 험담, 어두운 미래가 쏟아져 나와 듣는 이를 어둡고 우울하게 하고, 어떤 이에게서는 고마움, 칭찬, 희망이 흘러나와 밝고 기쁘게 한다. 사람은 안에 있는 것을 밖으로 내어놓게 마련인데, 그것이 어둠이라면 세상을 어둡게, 빛이라면 환하게 밝힐 것이다. 어두운 말을 들으며 어두워지기 싫다. 밝은 말을 들어 기쁘고 희망차기를 원한다. 그에게 원하는 대로 내가 그에게 그렇게 한다(마태 7,12). 하느님은 우리가 그렇게 하기를 원하시고 그것은 빛이신 하느님을 믿음의 결과이다. 그리고 그 믿음은 하느님이 주시는 선물이다. “주님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마르 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