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5월 19일 기록의 힘

이종훈

 5월 19일 기록의 힘

 

요한복음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이 밖에도 많이 있다. 그래서 그것들을 낱낱이 기록하면, 온 세상이라도 그렇게 기록된 책들을 다 담아 내지 못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요한 21,25).” 예수님의 행적을 낱낱이 다 기록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길어야 40년쯤 되는 한 인생의 기록들이 세상을 덮을 만큼이야 되겠나?

 

네 복음서에 기록된 내용만으로도 예수님은 많은 사람을 만나셨다. 열두 제자들을 비롯해 기록을 통해 기억하고 있는 이름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예수님의 설교를 들었거나 기적을 목격했던 사람들, 거기에 믿기 어려운 충격적인 그들의 증언들을 들은 사람들까지 더하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직, 간접적으로 만난 셈이다. 그 만남으로 일어난 그들 삶의 변화를 모두 끌어 모아 기록하면 정말 세상을 덮을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예수님은 세상에 불을 지르러 오셨다(루카 12,49). 세상에 듣도 보도 못한 충격적인 소식을 전하러 오셨고, 그것은 사람들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완전히 새로운 차원에서 세상과 자신의 삶을 바라보게 했다. 그래서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하고 외치셨다. 예수님은 외침은 우리의 회개를 촉구한다.

 

그런데 예수님을 만났던 모든 사람이 다 변한 것은 아니었다. 어떤 부자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슬퍼하며 돌아갔고(마태 19,16-22), 대사제 카야파, 빌라도 총독, 헤로데 임금들과 그밖의 수석사제들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외쳤던 많은 군중들은 예수님을 거부했다. 그들은 변하지 않았고 그 대신에 예수님을 세상 밖으로 밀어내려 했고 자신의 집으로 맞아 들이지 않았다. 그러면 나는?

 

오늘도 나는 글을 통해 주님의 말씀을 듣는다. 오래된 이야기이고 수천 번 들은 이야기이지만 그 낡은 이야기에 마음이 흔들린다. 이렇게 단순한 문장과 쉬운 글자들이 어떻게 나를 흔드는 것일까? 그 기록들이 지닌 이상한 힘은 마음을 바꾸라고 촉구한다. 그 변화가 빠르면 빠를수록,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재촉한다. 마음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고 했는데, 그러면 공상과학영화에서 봤던 것처럼 지루한 일상 안에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이상한 문이라도 발견하게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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