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5월 27일(삼위일체 대축일) 비워서 하나 됨

이종훈

5월 27일(삼위일체 대축일) 비워서 하나 됨 

 

 

우리는 여러 모습으로 공동체 생활을 합니다. 가족, 직장, 본당, 수도원 등 우리는 여러 방식으로 공동체에 속해 있습니다. 아무와도 관계를 갖지 않고 어떤 누구에게도 도움을 주고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우리의 공동체 생활은 숙명적입니다. 사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도 공동체이니 하느님의 자녀들이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 운명적인 공동체 생활이 기쁠 때도 있지만 대부분 짐스러운 것 같습니다. 불화, 불신, 불목으로 고통의 원인이 됩니다. 어느 공동체에서든 내게 주어진 일 그 자체보다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훨씬 더 힘듭니다. 사랑해서 서로 혼인한 부부사이, 지극히 사랑하는 자녀와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공동체 삶이 숙명적이듯 우리에게 고통도 그런 것 같습니다.

 

 

평화와 일치는 구원의 명백한 표지입니다. 그런데 그 말들이 주는 행복감과는 달리 그것에 이르는 길은 정말 험난하고 어렵습니다. 어제까지 지난 한 달 동안 남북관계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통일이 눈앞에 있는 것 같았다가도 하루아침에 전쟁의 공포가 엄습해오고 그러다가도 작은 불꽃이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공동체가 하나가 되는 것이 정말 어렵고 힘듭니다.

 

 

하느님은 삼위일체이십니다. 성부, 성자, 성령이 어떻게 하나가 되는지 여기저기에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삼위일체는 이해가 아니라 믿음의 대상입니다. 우리가 역사적인 사실로서 이해하고 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성자이신 예수님의 생애뿐입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삼위 중에 한 위격만 아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의 삶 안에 다른 두 위격이 하나가 되어 있습니다. 그분은 성부이신 아버지 하느님의 모든 것을 위임 받으셨고 성령께서는 예수님의 삶의 의미를 우리에게 가르쳐주시고 계십니다. 이렇게 세 분은 인류구원에서 하나입니다.

 

 

우리는 아무리 좋아하고 사랑해도 하나가 되지 못합니다. 사랑은 한 곳을 함께 바라봄이라고 합니다. 구성원들이 한 곳을 바라볼 때 그 공동체는 하나가 됩니다. 공동체를 하나로 만들기 위해 무엇을 더해 넣기보다는 자신의 것을 더 버리는 것이 더 도움이 됩니다. 하느님의 자녀들인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것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스승이요 주님이시고 형제요 친구이신 예수님께서 당신을 철저히 낮추고 비우셔서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 구원하셨습니다. 그것이 아버지 하느님의 뜻이었고 성령께서는 오늘도 우리를 그 길로 이끌어 가십니다. 평화와 일치로 가는 길은 험난하고 어렵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자녀이면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상속자입니다.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인 것입니다. 다만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누리려면 그분과 함께 고난을 받아야 합니다(로마 8,17).” 마지막 날까지 우리와 함께 있겠다고 약속하신 예수님은(마태 28,20) 아니 세 위격이신 하느님은 오늘도 우리와 함께 고난을 겪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 공동체는 반드시 평화롭게 될 것이고 우리는 하나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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