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5월 28일 영원한 생명

5월 28일 영원한 생명

하느님은 영원히 사신다. 유한한 생명을 지닌 우리는 하느님처럼 영원히 살기를 바란다. 100살, 200살이 되어도 죽지 않는 영원한 생명이라면 그것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이다. 우리가 바라는 영원한 생명은 그런 것이 분명 아니다.

영원한 생명은 자유, 충만, 평화 같은 것이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는 돈과 힘이 필요해 보인다. 예수님 시대에는 부유함이 곧 하느님의 축복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르 10,25).”는 말씀에 제자들은 깜짝 놀랐다. 부자와 권력자는 뭐든 할 수 있고 부족함이 없고 안락하고 편안하게 살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부와 권력을 지키고 그것들을 더 가지려고 몸과 마음과 생각을 거기에 빼앗긴다. 손에 쥔 모래처럼 사라져버리는 것들에 영혼을 맡기는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하느님이 영원한 생명을 갖고 계신다. 그분께 잘 보여야 한다. 그분께 뭘 드리면 나를 잘 봐야주실까? 온 세상 모든 가지고 온 우주를 움직이는 분께 뭘 드릴 수 있나? 정말 가난하다. 마음을 드리라고 하는데 이렇게 초라하고 깨끗하지 못한 것을 선물이라고 드릴 수는 없다. 정말 드릴 게 없네.

염치없지만 오히려 달라고 청해야 한다, 용서와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아드님까지 내어 주실 정도로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만을 믿는다. 모아두면 악취가 나는 재물과 거머쥐면 빠져나가는 권력을 찾지 않고 아무 것도 쥐지 않은 두 빈손을 모아 하느님께 기도한다. 오늘도 이 가난한 마음을 차지하시고 당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시고, 그 대신 영원한 생명을 달라고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