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6월 1일 신뢰

이종훈

6월 1일 신뢰

 

“너희가 기도하며 청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이미 받은 줄로 믿어라. 그러면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마르 11,24).” 과연 하느님다운 예수님의 약속이다. 우리는 눈에는 ‘내가 청하는 것’이 먼저 들어오지만, 예수님이 힘주어 말씀하신 부분은 ‘믿어라.’일 것 같다. 그래서 예수님의 마음으로 이 말씀을 다시 쓰면 이렇게 될 것 같다. ‘믿어라, 너희가 기도하며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그것을 이미 받았다고.’

 

 

어떻게 이렇게 위험한 약속을 하실 수 있나? ‘저 사람이 망하기를 바랍니다.’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다 잘 되게 해주십시오.’라고 청하면 어쩌시려고 그런 약속을 하셨나? 아니다, 하느님 앞에 선 인간은 거짓말을 할 수 없고, 악한 것을 청할 수 없다. 만일 그런 청원을 했다면 그 앞에 있는 것은 하느님이 아니다.

 

 

인간은 하느님께 선한 것만을 청한다. 때로는 너무 힘들고 속상해서 실현되기 불가능한 것을 말씀드리기도 하지만 그는 그게 그럴 것이 못됨을 안다. 하느님도 청원 그 자체보다는 오죽하면 그런 말도 안 되는 청원을 하는지 아실 거다. 그래서 하느님은 그런 그의 청원은 원망과 서러움 그리고 버거움과 괴로움의 표현이라고 알아들으시고 그 대신 그런 그의 마음을 평화롭게 해주신다.

 

 

세상살이는 참으로 복잡하지만 하느님과 나의 관계는 참으로 단순하다. 교회 지도자들은 큰 성당, 교육관, 값비싼 성상, 거룩한(?) 성당 내부 장식이 꼭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독립된 시끄럽지 않은 공간과 그 안에 바라볼 수 있는 요란하지 않은 십자가 하나면 충분하다. 하느님과 만남에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아니, 단 한 가지만 필요하다. 열린 마음이다. 거친 세상살이 중에 감추고 방어하고 무장했던 마음을 열어 놓음이 말처럼 그리 간단하지는 않겠지만, 사실 하느님 앞에 서는 그 때부터 인간은 벌거숭이다. 부끄러움과 두려움은 아주 잠깐이고 그 이후부터는 정겹고 평화롭다. 나머지는 시간이 지나면 다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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