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6월 12일 기도합시다

이종훈

612일 기도합시다

 

성경은 그 옛날 유다 땅에 내린 심한 가뭄이 그 왕과 왕비가 우상을 섬겼기 때문이라고 했다(1열왕 17,1). 이것을 글자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그러나 공동체나 국가의 지도자들의 불충과 부패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 또한 없을 거다.

 

가족의 분열, 민족의 분열을 원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도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실체도 없는 상대를 향한 적개심과 두려움 속에서 살았다. 그 미움과 두려움은 누구를 향한 것인가? 거기에는 내 가족과 일부 지도자들의 실정으로 고통을 겪는 이웃들이 살고 있지 않나?

 

하느님은 당신의 사람 엘리야를 심한 기근으로 지긋지긋하게 고통스러운 삶을 스스로 마감하려는 한 과부에게 보내셨다. 남은 한 줌의 밀가루로 빵을 해먹고 생을 마감하려는 그들에게 누가 죄를 물을 수 있겠나(1열왕 17,12)? 절망으로 오히려 평화스러웠을지도 모를 그 과부에게 하느님의 사람은 물을 한 잔 청하고, 음식도 청했다. 그것은 하느님이 음식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이 그들에게 다가오셨음을 알게 해주시려는 것이었을 거다. 그렇게 하느님은 인간의 절망 속으로 들어오셔서 희망의 불을 피워 삶에 생기를 되찾아 주셨다.

 

오늘은 수십 년 동안 적으로 지냈던 두 나라의 지도자들이 만나는 역사적인 날이다. 오랫동안 켜켜이 쌓인 불신과 적개심이 하루 만에 사라질 것이라는 동화 같은 기대는 하지 않는다. 이미 경험했듯이 평화의 길은 멀고 험난하다. 그렇지만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고, 그분은 절망의 어둠을 밝히시며, 살맛나게 해주신다. 우리가 빛이고 소금이어야 하는 것은(마태 5,13.14) 그분이 우리 안에 사시기 때문이다. 오늘 두 사람의 만남에 하느님께서 축복하시고 개인적인 탐욕과 기질로 일을 그르치지 않게 되기를 온 마음으로 기도하며 그 두 사람을 하느님 손에 맡긴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하느님의 자녀답게 착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오늘 이후의 일을 할 수 있고 혹시 평화를 위한 일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는 불행이 닥치더라도 절망하지 않을 수 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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