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6월 21일 청원

이종훈

6월 21일 청원

 

아픈 데를 낫게 해주시고, 일자리를 구해 주시고, 사업이 잘 되게 해달라고 하느님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그 누가 탓할 수 있나? 말 그대로 하느님이 나의 아버지시라고 믿는다면 무엇이든지 청할 수 있어야 한다. 거기에 예수님은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마태 6,8).”고 가르쳐주시며 청하는 이들을 안심시키셨다.

 

주님의 기도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직접 가르쳐주신 기도이다. 거기에는 온통 청원이다. 그 청원들 중에 눈에 뜨이는 것이 있다.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마태 6,11)”이다. 하느님이 아버지시라면 그 무엇보다도 자녀들의 먹거리는 당연히 마련해주셔야 하지 않나? 청하기도 전에 내게 필요한 것을 알고 계신다는 말씀을 의심하게 하는 기도이다.

 

그런데 주님의 기도는 주님이 바치신 기도가 아니라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쳐주신 기도였다. 예수님의 복음전도여행은 참 고달팠다. 내일은 어디에서 묵을지 음식은 어떻게 마련할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 좋게 마르타와 같은 사람을 만나면 다행이지만(루카 10,38) 그렇지 못하면 길 위에서 자고 다음 끼니를 걱정해야 했다. 예수님은 어떠셨을지 모르지만 제자들의 마음이 어땠을지는 너무 잘 안다.

 

하느님이 나의 청원을 못 들으셨을까봐 혹은 땅에서 올라오는 청원이 너무 많아서 깜빡하셨을까봐 같은 말을 되풀이하며 주절거리지 않는다. 나는 가난하지만 하느님은 엄청난 부자시며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아버지를 떠난 건방진 둘째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아버지시다. 게다가 말하기도 전에 내게 필요한 것을 알고 계심을 믿는다. 그래도 나는 오늘도 또 하느님께 청한다. 하느님이 아니라 내가 그분을 잊어버릴까봐 그리고 내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을 알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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