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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6월 24일(성요한세례자 탄생대축일) 하느님의 뜻

이종훈

6월 24(성요한세례자 탄생대축일하느님의 뜻

 

성인의 축일은 대게 그의 천상탄일 즉 돌아가신 날로 지내는데요한 세례자는 그의 탄생일을 대축일로 지내고 그의 수난도 기념합니다(8월 29). 그것은 성인이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로서 구세주 예수님과 친척으로 동시대에 살면서 바로 뒤에 오시는 그분께서 가실 길을 닦았기 때문일 겁니다.

 

두 분은 비슷하면서 전혀 달랐습니다두 분은 특별한 탄생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요한은 하느님의 도움으로 임신이 거의 불가능한 노령의 즈카리야와 엘리사벳 사이에서 탄생했고예수님은 남자의 도움 없이 성령의 힘으로 마리아의 몸에서 사람이 되셨습니다요한은 사람들과 떨어져 하느님이 주시는 것만으로 광야에서 살았지만 예수님은 죄인들과도 어울리며 먹보와 술보라고 비난을 받을 정도로(마태 11,29) 철저하게 사람들과 함께 사셨습니다요한은 사람이었고 예수님은 구세주 하느님이셨습니다이렇게 전혀 다른 두 분은 똑같이 인류구원이라는 하느님의 위대한 뜻에 온전히 자신을 봉헌하셨습니다.

 

요한은 탄생부터 죽음까지 그의 삶 전체가 구세주 예수님의 삶을 예고했습니다하느님의 개입으로 이루어진 그의 신비로운 탄생이야기는 하느님이 사람이 되실 수 있음을 예감하게 했습니다그가 오직 하느님이 주시는 것에만 의존해서 광야에서 살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하느님께로 돌리게 했던 것처럼 예수님도 그 모습은 달랐지만 하느님의 뜻만을 추구하며 사람들이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게 하셨습니다그리고 요한의 억울한 죽음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예고했습니다헤로데는 요한의 말을 듣기 싫어했어도 그의 말이 옳음을 알았지만 자신의 체면 때문에 그를 죽였습니다예수님을 고발했던 이들도 그분에게 잘못이 없음을 알면서도 자신의 종교적 민족적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그분을 억지로 십자가형에 처했습니다이런 두 분은 정말 가까운 사이였을 것입니다외적으로 두 분이 얼마나 어떻게 가깝게 지내셨는지 모르겠지만 내적으로는 분명 깊이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었을 겁니다이렇게 두 분을 하나로 만들어 놓은 것은 인류구원이라는 하느님의 뜻이었습니다.

 

요한은 자신의 신원과 사명 그리고 자신 뒤에 오시는 예수님이 바로 구세주이심을 잘 알았지만 감옥에서 생의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을 때에는 불안해졌던 것 같습니다사람을 보내 예수님께 여쭙게 했습니다.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마태 11,3)?” 그도 어쩔 수 없는 한 사람이었습니다이에 예수님은 맞다내가 그다.’ 대신 이사야서에서 구세주 메시아가 오면 일어날 일들을 예언한 구절로 대답하셨습니다. “요한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듣는 것을 전하여라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마태 11,4-6).” 생의 마지막에도 두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으로 대화했습니다온전히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셨습니다.

 

그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그 두 분처럼 살고 또 죽었습니다하지만 세상은 여전합니다요한이 감옥에서 죽음을 앞두고 불안했던 것처럼 우리도 작은 선행과 희생삶을 개선하려는 노력에 합당한 결과가 없을 때 우리는 낙담하고 의심하기도 합니다. “나는 쓸데없이 고생만 하였다허무하고 허망한 것에 내 힘을 다 써 버렸다그러나 내 권리는 나의 주님께 있고 내 보상은 나의 하느님께 있다(이사 49,4).” 요한도 예수님도 세상을 바꾸지 못하셨지만 두 분은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셨습니다하느님의 뜻에 따라 그 안에서 살았던 의인들의 삶은 하나같이 고단했습니다의인들이 겪는 수난과 그 죽음이 불행해보이지만 그들이 정말 그랬는지 아니면 정반대로 행복했는지 모릅니다그런데 아무리 하느님의 뜻이라고 해도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했다면 그렇게 살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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