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6월 30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이종훈

6월 30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매일 새벽에 쓰레기를 수거해 가시는 환경미화원 아저씨들의 힘찬 목소리를 듣는다. 언제나 감사하고 또 죄송스러운 마음에 그 때마다 그분들을 위해 기도한다. 그분들은 우리 청소년들이 가장 존경하는 직업을 가지신 분들이다. 그런 눈과 마음을 가진 우리 청소년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예전에는 성직자들이 가장 존경받는 직업군에 속했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가장 높으신 하느님과 가까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서 그랬을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교회내의 성인들은 거의 다 성직자와 수도자이다. 그런데 이제는 성직자들은 더 이상 존경받지 못한다. 당연하다. 내가 나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예수님은 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으셨다. 하느님의 아드님이라서 그분을 존경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그분은 좋은 일을 참 많이 하셨고, 보이지 않는 세계를 쉬운 말로 가르쳐주셨으며, 자신들을 늘 주눅 들게 하는 높은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들어 그들의 기를 살려주셨다. 이런 분을 좋아하고 존경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분은 무상으로 좋은 일을 하셨다. 혹시 그 은혜를 받기 위해 지불해야할 것이 있었다면 그것은 믿음이었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믿는다고는 했지만 그들의 믿음은 언제나 부족했다. 우리는 그것을 아주 잘 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좋은 일을 해주셨다. 심지어 그분의 옷자락에 손을 대기만해도 자기 병이 나을 것이라는 미신적인 믿음에도 은혜를 베푸셨다(마르 5,28). 그들의 믿음 때문이 아니라 처음부터 예수님은 그렇게 해주시고 싶으셨던 거다.

 

 

이런 예수님을 감탄하게 만든 두 사람이 있었다. 자신의 종을 치유해달라고 청한 백인대장과 자기 딸을 위해 예수님께 구걸하며 매달렸던 가나안 여인이었다. 그들의 믿음을 보고 예수님은 감탄하셨다(마태 8,10; 15,28). 그리고 당신의 마음을 솔직히 표현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마태 8,10).” 그들은 모두 이방인이었다.

 

 

이제 종교는 세상을 이끌 수 없고, 성직자 수도자라는 것만으로 존경받지 않는다. 종교는 원래 자리로 돌아가 보이지 않는 진리와 하느님을 세상에 보여주고 그 안에서 녹을 받는 이들은 그 일에 봉사한다. 그들은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일 수 있고 또는 외치는 소리일 수도 있다. 존경받을 수도 있고 미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방인들도 예수님을 감탄시켰는데, 나는 감탄은 아니어도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리지는 말아야 하겠다. 자꾸 그러면 우리에게서 하느님 나라를 거두어실 지도 모른다(마태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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